미국 빌보드가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관련, 아티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집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전격 도입했다
11일 가요계에 따르면 빌보드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D2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사이트를 차트 집계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D2C 사이트란 아이튠즈나 아마존 뮤직 같은 여러 아티스트가 입점한 음원 플랫폼이 아닌 'BTS 오피셜' 혹은 '테일러 스위프트 오피셜 스토어'처럼 특정 아티스트 측이 자신의 음반·음원만 판매하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공식 홈페이지(공홈)로 불린다.
'핫 100' 차트는 ▲ 음원과 공식 (뮤직) 비디오 스트리밍 ▲ 라디오 에어플레이 ▲ 실물 싱글 음반과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량 데이터를 합산해 산출된다.
이 같은 공식 홈페이지들은 때때로 디지털 싱글을 1달러 미만으로 싸게 팔거나, 재킷 이미지를 바꾼 새로운 버전을 내놓거나, 리믹스 버전을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핫 100' 차트를 겨냥해 디지털 싱글 다운로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통로' 역할을 해 왔다.
방탄소년단 말고도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NCT 등 빌보드에서 성과를 낸 어지간한 K팝 스타들은 이 같은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K팝 팬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스트리밍과 라디오 에어플레이 대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음원 다운로드에 힘을 쏟아 좋은 성과를 내왔다.
따라서 빌보드가 갑작스레 이달부터 디지털 다운로드의 주된 통로인 공식 홈페이지를 차트 집계처에서 빼 버린 것은 K팝 아티스트에게는 '문턱 높이기'로 와 닿을 수 있다.
더욱이 빌보드가 최근 몇 년간 다운로드 관련 규정을 계속 강화해왔다는 점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빌보드는 지난해 특정 노래에 대한 다운로드 건수를 인당 4건에서 1건으로 대폭 축소해 중복 다운로드를 집계 대상에서 빼기도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빌보드가 미국 음악 시장의 중심이 스트리밍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팬덤 다운로드로 '핫 100' 1위를 차지하는 사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며 "그 대상 가운데에는 K팝 아티스트가 많다. K팝 업계도 시장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팬덤 다운로드는 니키 미나즈 같은 현지 팝스타들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K팝 견제'만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차트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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