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높으면 음주했을 때 간암 위험 최대 '3배'

김수진 기자

입력 2023-07-11 17:27  


당뇨나 전당뇨로 진단받은 사람은 간암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금주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과음하는 당뇨병 환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일반인보다 간암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수종·조은주 서울대병원 교수, 정고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 한경도 숭실대 교수 공동연구팀 성과다.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38만 7670명을 대상으로 혈당 수준에 따른 알코올 섭취량과 간암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높은 혈당 수치’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2가지 위험인자 조합이 복합적으로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지금껏 연구된 바 없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측정된 공복 혈당 수치에 따라 성인 938만여명을 ▲정상혈당(<100mg/dL) ▲전당뇨(100~125mg/dL) ▲당뇨(≥126mg/dL) 이상 3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이어서 각 집단을 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0g) ▲경·중등도 음주(1~209g) ▲과음(≥210g)으로 다시 구분했다. 주당 음주 빈도(일수)와 섭취강도(잔수)를 곱한 수치이며, 술 1잔의 알코올 함량은 8g으로 정의했다.


왼쪽부터 유수종, 조은주, 정고은, 한경도 교수

연구팀이 이들을 8.3년(중간값)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전체의 0.37%(34321명)에서 간암이 발생했으며 모든 혈당 상태에서 알코올 섭취가 증가하면 간암 위험도 증가했다.

정상혈당인 비음주군과 비교하면 전당뇨 경·중등도 음주군과 전당뇨 과음군의 간암 위험은 각각 1.19배, 1.67배 증가했다. 당뇨 경·중등도 음주군과 당뇨 과음군의 간암 위험은 각각 2.02배, 3.29배 증가했다.

공복혈당 수치로 평가한 혈당 수준이 높을수록 알코올 섭취 증가 시 간암 위험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또한 정상혈당 비음주군과 비교했을 때, 정상혈당 과음군의 간암 위험은 1.39배 증가했다. 당뇨 비음주군은 1.64배로, 당뇨병 환자는 음주량과 관계없이 간암 위험이 크다고 나타났다.

유수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알코올 섭취량과 혈당 상태의 상호작용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며 “개인의 혈당 상태에 따라 같은 양의 음주도 간암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간암 예방 전략 수립 시 개별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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