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시간입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최근 기존 통신사들의 사업 환경이 전과 비교해서 녹록지 않아졌다고요.
엄살인 건가요. 실제로 정말 그렇게 안 좋은 건가요?
<기자>
어느정도 엄살도 있겠지만 전과 비교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무선통신 가입자 수는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정부의 규제 강화,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요금 경쟁에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조차 야금야금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 말 41.5%였던 점유율 현재는 39.2%로 내려앉았습니다.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지지선조차 내어준 겁니다.
2021년 SK스퀘어와의 인적분할로 비통신사업을 다 떼어내고 현재 매출에서 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97%에 달하는, 순수 통신업만 남은 SK텔레콤에게 지금 상황은 뼈아픈 부분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SK텔레콤의 수급을 보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셉니다.
어제는 잠깐 자금이 들어왔지만
외국인들, 5월 30일 이후로 30거래일 연속으로 SK텔레콤에서 자금을 뺐습니다.
규모로 보면 이 기간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팔아치운 종목 5위입니다.
<앵커>
실제로 실적도 안 좋습니까?
<기자>
우상향 그래프긴 하지만 실적 성장세를 보면 둔화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을 보시면, 통상 매분기 전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자랑해왔는데,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전년비 5%, 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면 돌파구를 찾아야 할 텐데,
SKT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까?
<기자>
SK텔레콤이 돌파구로 삼고 투자에 열을 올리는 건 AI와 흔히 '드론 택시'로 알려진 차세대 교통 수단인 UAM(도심항공모빌리티)입니다.
SKT는 올해를 AI 컴퍼니 원년으로 선언하고, 국내 기업들과 협업해 대화형 챗봇부터 로봇 물류까지 한국형 AI 동맹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은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 앱인 에이닷의 고도화에 한창입니다.
AI비서를 표방하는 이 앱은 실제론 챗봇과 음성대화, 사진 편집, 음악과 식당 추천 등의 기능까지 담아 일종의 콘텐츠 플랫폼의 기능을 다하고 있고,
젊은 유저층의 지지를 받으며 최근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SKT는 금융과의 연합도 꾀하고 있는데요.
SKT와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4천억원대 지분을 교환했고, 이 일환으로 조만간 양사가 고객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내놓을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신용과 자산이 없는 취약계층의 경우 기존 금융사들은 신용 평가 자체가 불가능했는데,
SKT와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의 데이터를 통해 구매이력, 통신요금 결제 등의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한다는 겁니다.
즉 MS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서 기술력은 못 미칠 수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정서에 맞는 AI를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AI는 이해가 되는데, UAM 사업은 왜 통신사가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겁니까?
<기자>
UAM이 정해진 항로를 이탈하지 않고 운항할 때 필요한 데이터가 처리될 때 통신네트워크가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20년 70억달러에서 2040년 1조47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만큼 먹거리가 굉장히 큰 분야이기도 하고요.
SKT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달 UAM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비에이션에 1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이에 따라 SKT의 AI기술이 UAM의 상공망 통신과 교통관제, 지상교통 연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실질적인 성과를 언제부터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죠.
증권가에선 일단 SKT가 UAM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데에선 이견이 없고요.
아직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화하지 않아 매출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2025년 말부터 상용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앵커>
포화상태인 통신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SKT, 성과가 있을지 주목해봐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