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노선 바꿨다가 변 당해
집중호우로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차량 15대가 물에 잠긴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에서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6일 정오까지 7구의 시신이 추가로 인양, 전날 숨진채 발견된 30대 남성 1명을 포함해 이번 사고 희생자는 8명으로 늘었다.
충북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지하차도에서 물을 빼내는 작업과 함께 진행한 내부 수색 과정에서 시신 7구가 인양됐다. 희생자 5명은 침수된 시내버스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청주 시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지하차도에는 이날 모습을 드러낸 시내버스 외에 차량 14대가 더 침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사고 직후 접수된 실종신고 인원은 총 11명이었다.
소방당국은 잠수부 30여명을 투입, 2인 1조로 교대하면서 내부 수색작업을 병행 중이다.
사고가 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전날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 가운데 시신 5구가 인양된 버스(청주 747번 급행버스)의 경우 폭우로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고속버스터미널∼충청대∼오송역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데, 오송지하차도는 원래 다니는 길이 아니다.
전날 청주 시내에서 강내면 쪽으로 운행하던 버스 운전자는 오전 8시 20분께 3순환로 강상촌교차로에서 방향을 틀어 청주역분기점 쪽으로 버스를 몬 것으로 청주시는 파악하고 있다.
이틀간 쏟아진 폭우에 저지대인 강내면 일대가 침수돼 당일 오전 5시 30분부터 탑연삼거리에서 도로가 통제되자 우회 운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실종 상태인 50대 버스 운전자는 충청대에서 내릴 승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탑연삼거리까지 가지 않고 강상촌교차로에서 우회했고, 청주역분기점과 옥산교차로를 지나 오송지하차도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버스는 위태로울 정도로 미호강 수위가 높아졌는데도 당국이 교통통제를 하지 않은 지하차도에 진입해 비교적 무난하게 출구를 빠져나온 것 같았지만, 미호강 제방 붕괴로 쓰나미처럼 지하차도로 밀려 들어온 강물을 피하지 못했다.
청주시는 승하차시스템 확인을 통해 사고 당시 버스에 기사를 포함해 10명 정도 타고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