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형' 새울 3·4호기…수출 기대감 '들썩'

이지효 기자

입력 2023-07-17 17:34   수정 2023-07-17 17:34

    <앵커>

    이슈플러스 시간입니다. 산업1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을 들고 왔습니까.

    <기자>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유럽 등으로의 수출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이게 과연 실현 가능한 얘기일 지, 궁금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 가능성을 판가름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새울 원전 3.·4호기입니다.

    이 새울 원전은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지어진 첫 한국형 원전입니다.

    공사 막바지에 다다른 건설 현장을 제가 직접 다녀왔는데,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원전 경쟁력을 짚어 보겠습니다.

    <앵커>

    새울 3·4호기 공사는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입니까?

    <기자>

    현재 88% 가량 건설이 완료됐다고 하는데요. 겉으로 봤을 때는 다 지어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새울 3호기는 2024년 10월, 새울 4호기는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합니다.

    새울 4호기까지 다 지어지면 2022년 기준 울산시 전력 소비량의 약 68%를 담당하게 됩니다.

    지금 영상에 나오는 곳을 제가 직접 전망대에서 둘러 봤는데,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새울 3·4호기가 들어설 부지가 넓었습니다.

    건설 부지만 축구장으로 치면 360개를 모아 놓은 크기라고 합니다.

    이곳에 매일 3,000명의 근로자가 다녀간다고 하는데,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입니다.

    <앵커>

    외국인이 단 한 명도 없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현장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원전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새울 원전은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노형으로만 이뤄졌습니다.

    이 노형은 설비 용량(1,000MW→1,400MW)이나 설계 수명(40년→60년)이 개선됐고요.

    또 웨스팅하우스 등 해외 원천 기술사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국내 원전입니다.

    외국에서도 기술력이 입증됐습니다.

    실제로 2017년, 2023년에 걸쳐 유럽 사업자 요건(EUR) 인증을 따냈고요.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도 취득한 바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 인증을 받은 미국 이외의 국가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APR-1400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서 첫 원전 수출을 따낸 노형이자,

    지난해 폴란트 퐁트누프 지역에서 원전을 개발한다는 내용의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노형이죠.

    최근 우리나라가 폴란드, 체코 등에 수출을 타진 중인 노형도 이 모델입니다.

    <앵커>

    지금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우리나라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한수원이 최근 웨스팅하우스와 APR-1400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 중에 있습니다.

    한수원이 개발한 APR-1400이 자사 원자로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제동을 걸고 있는 건데요.

    한수원도 웨스팅하우스의 동의 없이 수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완전히 독자 개발했다는 거죠.

    분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수주전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당초 국가 간 협의를 통해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원전 협력과 관련해 '지식재산권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발표했죠.

    한수원 측은 "전략적 협력을 타진 중에 있다"는 입장인데, 서둘러 원만한 조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한수원과 함께 원전 수출을 준비 중인 기업은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네, 원전은 보통 턴키 방식으로 수출이 이뤄지는데요.

    쉽게 말해서 설계부터, 원자로 등 설비, 시공까지 한 번에 맡는다는 겁니다. 한수원이 수주한 사업에 다른 기업이 하도급 형태로 들어오는 거죠.

    새울 3·4호기 역시 한수원을 중심으로 여러 국내 기업과 함께 건설 중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설비와 터빈 발전기 등을 맡았고, 시공은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수행 중이죠.

    민관이 합심한 한국 원전은 공기와 예산을 준수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폴란드와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짓는 내용의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고요. 본계약을 남겨뒀습니다.

    여기에 총 사업비 9조원에 달하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했고,

    지난 1월에는 튀르키예 정부에 원전 건설 프로젝트 예비 제안서까지 제출한 상황입니다.

    국내 발주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늘면서 무너진 '원전 생태계' 활성화도 기대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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