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영끌족…지표는 집 사라는데, '이자 폭탄' 불안

신동호 기자

입력 2023-07-19 17:36   수정 2023-07-19 18:02

    <앵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반등세로 접어들고 거래량도 늘면서 주요 지표들이 집값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른바 '영끌족'이 다시 주택 매수에 나서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더 늦기전에 집을 사야하는 것 아닌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동산부 신동호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최근 지표들을 보면 지금 집을 사야하는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기자>

    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해지고 대출 규제 완화에 힘입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반등세가 완연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주요 지표를 하나씩 간단하게 살펴보게습니다. 먼저 서울 아파트 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주간 단위 아파트값은 8주 연속 올랐습니다.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고 거래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어제 발표된 실거래가 지수 또한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실거래가 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최근 직전 거래가 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상승 거래가 증가했다는 의미입니다.

    길었던 부동산 침체가 끝을 보이자 집을 사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약 3580건으로 지난 3월 3천건을 돌파한 후 4개월 연속 3천건을 넘기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매매수급지수는 86.5로 지난 2월넷째주(66.3) 저점을 찍은 뒤 19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분양시장에서도 온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청량리의 한 아파트단지는 무려 242대 1을 기록하며 올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올해 2분기 서울에서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을 보면 49.5대 1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확실히 보여지는 지표들은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또한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3년전 부동산 대세 상승기 때 이슈가 됐던 영끌족이 다시 돌아온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죠?

    <기자>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6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 총 잔액은 1천62조3천억원으로 한창 영끌족 이야기가 나왔던 3년 전 이후 처음으로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규모가 확대됐다고 했죠.

    주담대는 6월 한달동안에만 7조원이나 늘었는데 이 또한 부동산 시장이 한창 달궈졌던 2020년 2월 (7조8천억 증가)이후 증가폭이 최고였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대출이 증가한 이유를 살펴보니 올해 첫 부동산 매수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전국 생애 처음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매매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은 19만8810명으로 전체 신청자(41만6877명) 가운데 절반 수준(4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생애 처음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부동산 대세 상승기였던 2020년대 이슈가 됐던 영끌족이 다시 돌아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숫자로 나타난 셈입니다.

    특히 30대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통상 30대 젊은층이 대출 여력이 높은 만큼 매입 연령대 가운데 이들 비중이 높다는 것 역시 다시 영끌족이 나타났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세 상승기였던 2020년대에도 30대 아파트 매입비중이 40대를 앞질렀다가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비중이 급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대출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는 상황인데, 모처럼 돌아온 영끌족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어떤가요?

    <기자>

    한국은행이 4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결국 6개월 전 수준으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새마을금고 사태와 미국 금리 인상 압박 등 시장금리가 오를 요인들이 많아 변동금리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예금 금리가 올랐기 때문인데 이에 당분간 대출금리도 상승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코픽스를 기반으로 산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코픽스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상단이 7%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지속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변동금리를 선택한 신규 대출자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이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선 어찌해야 하나요? 하반기 금리인상이라는 리스크 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을 더 지켜봐야 할까요?

    <기자>

    앞서 계속 이야기했듯이 가장 큰 문제는 금리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요 지표를 봤을때 시장이 바닥을 다진 것은 맞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앞서 계속 이야기한 추가 금리 인상 우려 속에 하반기 경기침체와 역전세난 또한 시장 불확실성으로 꼽히는데요.

    특히 현재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6만7천건 정도인데 연초 5만건에 비해서 크게 늘어난 만큼 이 부분도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주택시장과 관련한 각종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집값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지금 매수를 원한다면 금리 인상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구요,

    지역은 주거 여건이 뛰어난 곳, 특히 서울에서도 인기 있는 지역에 한해서만 급매를 노려보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또 서울 외곽에 위치한 구축의 경우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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