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사무용 건물로 최고 수준의 신축 빌딩만 찾으면서 상대적으로 B급 빌딩들에 투자한 한국의 글로벌 부동산 투자가 손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통신은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에서 대형 사무용 빌딩들에 대한 투자가 잘못돼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한국의 투자를 예로 들었다.
최근 재택근무로 인해 회사 근무 공간이 축소되고 흠 없는 환경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기업들이 최상의 공간만을 원하게 되면서 B급 빌딩의 소유자들은 엄청난 개보수 비용을 감당하거나 매각을 해야 하는 암울한 전망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통신은 특히 최근 5년간 2급(second tier) 빌딩에 투자해온 한국이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의 한 자산운용사의 경우 런던 금융지구에 있는 사무용 빌딩 '넘버원 폴트리'(No. 1 Poultry)를 매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소식통에 따르면 이 빌딩의 추정 가치는 1억2천500만 파운드(약 2천억원)로 한국 회사 측이 지불한 것보다 약 3분의 1이 적다.
이러한 유형의 부동산은 뉴욕 맨해튼에서부터 홍콩과 파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고, 통상 한국 자본이 많이 관련돼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의 자산운용업체들은 주로 코로나19 이전 수년간 해외 사무용 빌딩과 위험한 부동산 대출에 돈을 대거 투자했다. 유리한 환율 환경과 높은 수익률에 이끌려 이런 해외 '도박'에 나선 것이다.
MSCI 리얼 에셋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9년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외부 투자자였으며, 그 해에만 130억 유로(18조5천억원) 규모의 거래를 맺었다.
한국 투자자들은 2017~2022년 사이 런던과 파리 금융지구를 위주로 90개 이상의 유럽 부동산을 각각 2억 유로(2천800억원)가 넘는 가격으로 매입했는데, 지난해 두 곳의 건물 가치는 20% 이상 떨어졌다. 현재는 런던에서만 한국 기업이 소유한 대형 빌딩 최소 6개가 매물로 나와 있다.
한국 투자자들은 아마존과 같은 유명 기업과 장기 임대하고 있는 건물을 좋아했고, 완벽한 위치나 건물의 친환경 등급보다는 누가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는지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또 대형 건물들을 선호했는데, 이런 건물들은 구식이 됐을 때 개조에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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