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주장은 사실"

입력 2023-07-22 17:33  


미국의 군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전술핵을 벨라루스에 이동 배치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혀 동유럽의 긴장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고위 관리들은 이날 소수의 기자단과 만나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이전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러시아 핵탄두가 벨라루스 영토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이전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서방은 러시아의 무기가 벨라루스로 이동했다고 공개적으로 확인한 적이 없다.

CNN은 DIA 관리들이 러시아가 벨라루스로 전술핵을 배치했다고 판단하는 근거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 정보당국이 위성 사진을 통해서도 무기를 추적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미국과 서방의 관리들은 벨라루스가 러시아 전술핵 보관에 필요한 시설 개선 작업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은 벨라루스에 소련 시절에 구축된 다양한 무기 저장 시설이 있다고 전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한 전술핵 무기가 어디에 있느냐는 물음에 대답을 거절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핵 태세를 조정할 이유가 없으며,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자국이 공격받을 경우 자국 영토에 있는 러시아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DIA 고위 관리들은 루카셴코가 이 무기들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전적으로 러시아가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리들은 또 벨라루스 핵 배치가 세계 핵 지형을 바꾸거나 핵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무기들이 전면 배치된 것이 아니라 저장고에 있을 뿐이고 러시아군 통제하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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