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PO시장이 하반기 대반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연초 이후 가파르게 오르면서 출사표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건데요.
수십억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IPO 대어들이 증시 데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IPO 시장은 올 상반기 기술주 랠리 속에 소외되며 부진을 겪었습니다.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SPAC) 합병을 제외한 상반기 미국 IPO 규모는 91억 달러로 지난 10년 평균 27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최근 IPO 성공사례가 잇따라 나오며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나스닥 지수에 입성한 오디티 테크(Oddity Tech)는 상장 첫날 36% 급등한 뒤 사흘 내리 상승했습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맞춤형 화장품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워 AI 테마주로 평가받고 매수세가 몰린 겁니다.
지난달에 상장한 지중해 레스토랑 체인 카바 그룹(CAVA Group)도 상장 첫날 주가가 두 배 급등한 바 있습니다.
IPO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미국의 2분기 유상증가 규모가 전년대비 150% 증가해 2021년 3분기 이후 최고치 기록한 점도 IPO 시장 수요가 살아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IPO 대어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목표 시가총액 500억 달러에 달하는 영국 반도체기업 ARM은 오는 9월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애용한 신발로 유명한 샌들업체 버켄스탁도 이르면 올 가을 IPO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업체 클라비요, 지난 2021년에 IPO를 연기했던 차량공유회사 투로,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 등도 하반기 IPO 재도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월가에서도 하반기 IPO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IPO 성공사례는 IPO를 준비하는 기업에 호재로 여겨지고, 투자자들에게는 IPO 기업이 확실한 수익성을 약속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도 완화되고 있어 하반기 IPO를 준비하는 기업의 부담은 한층 더 줄어들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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