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사과하라"…카카오 노조, 고용불안 해소 촉구

박해린 기자

입력 2023-07-26 14:57  

[26일 카카오 노조가 판교역 광장에서 집회를 하는 모습]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가 26일 판교역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 불안정에 대한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현재 카카오의 위기는 일시적인 재무위기가 아닌 제2, 제3의 위기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브라이언(김범수)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한다, 노조는 답변이 없다고 해도 계속해서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지회장은 "회사가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며 "특히,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도 고문 계약을 체결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 현재 카카오에는 경영실패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 고통이 직원들에게만 전가돼선 안된다"며 "현 사태의 원인이 경영실패임에도 백상엽 전 대표는 사과도 없이 떠나더니 고문 계약을 해 아직까지 회사 곳간을 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또한 이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자격 없는 대표를 선임하고 아무 준비도 안 된 크루들을 내몬 책임을 요구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노조는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측이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악화로 일부 계열사(공동체)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날 집회에는 최근 구조조정에 돌입한 엑스엘게임즈도 참석해 김범수 센터장의 사과와 대책을 요구했다. 엑스엘게임즈는 MMORPG '아키에이지 워'의 개발사로, 현재 달빛조작 스튜디오 등으로의 전환배치와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노조 분회장은 "모든 임직원들은 재정적 위기 속에서도 아키에이지 워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적자였던 회사가 흑자로 전환했다"라며 "회사는 이런 상황에서 아키에이지 워 개발팀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버팀목 역할을 해준 프로젝트 아키에이지 팀에게는 구조조정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진 분회장은 "한쪽에서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한쪽에서는 적자 회수를 위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비상식적인 경영 DNA"라고 꼬집었다.

또 "회사는 앞으로 2주만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하지만, 회사가 이후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권고사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오늘 노조 집회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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