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9천860원으로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민주노총이 결정 과정과 인상 규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법은 완전히 무시됐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정부 고위 인사라는 사람을 통해 흘러나왔던 '9천8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예언이 그대로 이뤄진 결정"이라면서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 기준은 처음부터 무시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버스요금도 300원 오르는데 최저임금은 240원 올리면서 노동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했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노동자 생활 안정과 노동력 질적 향상이라는) 최저임금 목적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최저임금 범위에 매달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는 점을 언급하며 "기준도 없는 엉터리 결정이 명목임금마저 깎고 있는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재심의를 촉구했다.
또 최저임금 적용 범위에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까지 포함하고 최저임금이 성별 임금 격차 해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9일 노동계 최종안인 1만원과 경영계 최종안인 9천860원을 놓고 투표에 부쳐 내년도 최저임금을 9천86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9천620원)보다 2.5%(240원) 높은 금액이다.
최저임금법 제9조에 따르면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와 사용자를 대표하는 자는 최저임금위 결정안에 대해 이의가 있으면 고시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재심의까지 간 사례는 한 번도 없다.
민주노총과 달리 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의제기, 규제심사, 법령심사 등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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