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프리카 6개국에 수개월 내로 최대 5만t에 달하는 곡물을 무상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27일(현지시간) AFP,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연설에서 "수개월 내로 우리는 2만5천t에서 5만t에 달하는 곡물을 부르키나파소, 짐바브웨, 말리,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레아에 무료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 탈퇴를 선언한 뒤 식량을 무기 삼아 인류를 인질로 잡았다는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자원 배분을 위한 더 공평한 시스템 형성에 적극 참여하려 하고 있으며, 세계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중단 없는 식량 공급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이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곡물이 가장 필요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곡물 기부와 상업적 판매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된 후 1년간 수출된 우크라이나 곡물 3천280만t 중 70% 이상이 유럽 등 고소득 국가로 공급됐다고 지적하면서 "서방이 우리 곡물 수출을 막으면서 현재 세계 식량 시장 상황을 두고 우리를 위선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와의 관계 발전에 큰 관심이 있다면서 러시아와 아프리카 간 무역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한 에너지·기술·재정 등 협력 구상도 언급했다.
그는 오는 9월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연합(AU)이 G20 정회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2019년에 이어 이번에 2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에선 다양한 협정이 서명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프리카는 최근 반란 시도를 한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지난 10여년간 여러 정권을 지원하며 이권을 챙겨온 주 무대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회의에는 AU 회원국 54개국 중 4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국가 수반이 직접 참석한 곳은 17개국에 불과했다.
(사진=스푸트니크 크렘린풀)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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