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아니더라도 집안일이나 자녀와 놀아주기 등 숨이 찰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루 4~5분만 해도 암 발생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찰스 퍼킨스 센터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은 28일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 종양학'(JAMA Oncology)에서 사람들의 일일 활동량을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하고 이들의 건강기록을 추적한 결과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루 4~5분간 하면 일부 암 위험이 최대 3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건강을 위한 운동을 따로 하지 않는 2만2천368명(평균연령 62세)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일일 활동량을 측정하고 임상 건강 기록을 통해 평균 6.7년간 암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운동을 하지 않는 성인은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같은 특정 암 위험이 높지만 최근까지 일상생활 속 격렬한 신체활동은 측정이 어려웠다며 이제 웨어러블 기기로 이런 활동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일상생활 중 하루 4~5분 정도의 격렬한 간헐적 신체활동(VILPA :Vigorous Intermittent Lifestyle Physical Activity)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추적 기간 암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VILPA는 찰스 퍼킨스 센터가 매일 1분 내외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하는 격렬한 신체활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다. 격렬한 집안일, 무거운 짐 들고 장보기, 짧은 파워 워킹, 아이들과 놀아주기 같은 일상적인 고강도 활동이 포함된다.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VILPA는 스포츠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원리를 일상생활에 적용한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장암, 간암, 폐암, 신장암, 위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식도암 등 신체활동 관련 암 13개를 포함한 전체 암 발생률에 대한 VILPA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기간에 총 2천356건의 암(신체관련 암 1천84건)이 발생했으며, 하루에 4~5분, 각각 1분 내외 VILPA를 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인 암 위험과 신체 활동 관련 암 발생 위험이 모두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약 3.5분간 VILPA를 하는 사람은 하지 않은 사람보다 전반적인 암 발생률이 최대 18% 낮았고, 매일 4.5분간 VILPA을 하는 사람은 신체활동 관련 암 발생률이 최대 3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서 원인과 결과를 직접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 속의 간헐적인 격렬한 신체활동이 암 발생 위험과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간헐적인 격렬한 신체활동이 심폐 건강을 빠르게 개선, 암 위험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전 연구를 언급하며 이런 활동이 인슐린 민감성과 만성 염증 개선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VILPA와 암 발생 간 연관성을 더 조사해야 하지만 VILPA가 체계적인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암 위험을 비용 부담 없이 낮출 수 있는 유망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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