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차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판매 증가세를 보인데는 리스 차량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채드 브라운 선임연구원은 한미 간 IRA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다룬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수입이 2021년 9월∼2022년 8월에 18억달러였는데 2022년 6월∼2023년 5월에 32억달러로 증가했다며 작년 8월 이후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작년 8월 발효한 IRA는 최종 조립을 북미에서 하고 핵심광물 및 배터리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납세자에게만 세액공제를 주도록 해 한국산 전기차 판매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브라운 선임연구원은 미국 재무부가 작년 말 한국 정부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리스 차량은 이런 요건과 상관없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한 게 한국산 전기차 판매에 도움이 됐다고 봤다.
그는 미국에서 판매된 한국산 전기차 중 리스 비율이 2022년 2%에 불과했지만 2023년 2월 18%로 증가했고, 4월에는 40%를 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IRA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모델이 자동차 업계를 통틀어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2022년 12월 기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겨우 10개 모델만 요건을 충족하는 등 다른 업체의 전기차 다수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한국산 전기차만 크게 불리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브라운 선임연구원은 당초 한국산 전기차처럼 판매 감소가 우려됐던 유럽산 전기차도 판매와 리스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무부가 리스 차량에 예외를 허용한 게 의회의 불만을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산 전기차에도 세액공제를 주면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고 중국에 집중된 핵심광물·배터리 공급망 의존도를 낮춘다는 IRA 취지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리스 차량은 전기차 가격과 구매자 소득에 대한 상한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대중이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전기차 생산을 촉진한다는 의회의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가 향후 리스 차량 예외 조항을 없애려고 한다 해도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목표는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공장이 2025년 가동하기 전까지 시간을 버는 것인 만큼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브라운 선임연구원은 관측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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