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키운다" 아이돌 팬 트럭시위 증가

입력 2023-07-31 07:29  





그룹 샤이니는 올해 5월 데뷔 15주년 기념 팬미팅 장소를 개최 전에 잠실 실내체육관으로 변경했다.

원래 개최 장소였던 일산 킨텍스가 시야 제한·음향 부실 등으로 팬미팅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며 팬들이 트럭 시위를 비롯해 팬미팅 보이콧까지 진행했기 때문이다.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가수 태연의 팬덤은 지난 달 SM이 태연의 악플러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SM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그룹 엑소의 팬덤도 소속사의 부실 지원을 이유로 트럭을 보냈다.

2020년 데뷔한 그룹 엔하이픈의 팬덤은 올해 발매한 신곡 '바이트 미'(Bite me)의 안무가 선정적이라며 하이브 사옥 등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으며 데뷔 2년 차 아이브의 일부 팬덤도 멤버 장원영을 소속사가 혹사한다는 등의 이유로 시위를 전개했다.

이 외에도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 출연 연습생의 팬들도 "단기적인 파생그룹 추진을 반대한다"며 트럭을 보내는 등 소속사와 연차, 팬덤 규모를 가리지 않고 트럭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께 등장한 트럭 시위는 대면 집회가 어려운 팬데믹 시절 편리하게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며 K팝뿐 아니라 스포츠, 게임 업계로 번지며 일반화됐다.

처음에는 소속사의 아티스트 지원 부족 등을 주로 규탄하던 트럭 시위의 내용은 이제 메이크업부터 안무, 팬미팅 장소, 개인 스케줄 관리 등 셀 수 없이 다양해졌다.

이처럼 아이돌 팬덤의 트럭 시위가 갈수록 줄지 않고 늘어나는 배경에는 데뷔 초나 그 이전부터 그룹의 성장을 지켜보고 참여하는 '육성 팬덤' 문화가 있다.


다만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항까지 '시위'라는 강도 높은 수단으로 의견을 내는 지금의 방식은 팬과 소속사, 대중의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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