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드론을 활용한 유료 배송 서비스가 1일 경기 성남시에서 시작됐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탄천변 물놀이장에 있는 드론 배송 물품 수령점에는 '1호 주문' 고객 이신구(43·분당구 삼평동) 씨가 주문한 치킨과 콜라가 무사히 도착했다.
이씨는 "결제하는 데 10초 걸렸고, 주문 후 받는 데까지 20분이 채 안 걸렸다"며 "물놀이왔다가 신기해서 (드론 배송을) 시켜봤는데 생각보다 간편하고 빨리 오더라"고 말했다.
10살 아들, 12살 조카를 데리고 친구 가족과 함께 물놀이장을 찾은 그는 "드론이 주문 상자를 지상 2~3m 상공에서 떨어뜨려 걱정이 됐는데 상자 안을 열어보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도 했다.
주문한 물품을 매단 드론이 물품 수령장소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 2~3m 상공까지 근접해 날아오자 물놀이장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이들 사이에선 "와∼ 온다"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제는 도심 공원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이 간단한 식음료를 드론으로 배달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라고 말했다.
성남시의 유료 드론 배송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신성장 4.0 계획에 따라 드론 배송 상용화 표준 모델을 마련하고자 K-드론 배송 상용화 추진단과 연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국토부 공모사업인 2023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성남시가 선정되면서 올해 3월부터 추진됐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는 국비 12억원, 시비 2억원 등 모두 14억원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탄천 내 도심 공원에 드론 이착륙과 물품 적재를 위한 배송센터 2곳과 배달점(물품 수령장소) 5곳을 마련하고, 드론 식별시스템과 드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이 중 탄천변에 있는 정자동 임시 물놀이장과 구미동 물놀이장에 배달점 2곳과 정자동 주택전시관에 배송센터 1곳을 우선 설치해 이날부터 드론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배송하며, 배달 가능 시간은 주문 수요에 따라 9월 이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주문한 물품이 드론 배송센터로 도착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드론 이륙부터 배송까지'는 평균 5~10분이 소요된다. 배송센터에서 최장 1.7㎞ 떨어진 물품 수령장소까지 드론이 비행하는데 2분 안팎이 걸린다고 드론 배송 사업자 측은 설명했다.
배송 드론에는 최대 5㎏까지 물건을 실을 수 있고, 배달점 2~5m 상공에서 지상 에어매트로 투하하는 방식으로 물품을 배달하게 된다.
이착륙 시 위험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없어 이착륙 방식보다 안전하고, 드론 배터리 소모와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운영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드론 배송을 주문할 수 있는 품목은 치킨, 피자 등 간단한 음식과 커피, 에이드 등 음료, 물놀이용품을 포함한 편의점 물품이다. 배송료는 기존 배달 플랫폼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인 3천원이다.
이날 구미동 물놀이장을 찾은 신상진 성남시장은 현장에서 앱을 통해 편의점 아이스커피 3잔을 주문하고 드론으로 배달된 커피를 마시는 체험을 했다.
신 시장은 "주문 후 5분 만에 아이스커피 3잔을 받아보니 드론 배송 시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라며 "필요한 곳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주문한 것을 받을 수 있는 드론 배송의 표준모델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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