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두고 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외신들도 학계와 증권가,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초전도체 논란으로 빚어진 다양한 과열 양상을 잇따라 다뤘다.
블룸버그 통신은 "LK-99는 한 세대에 한 번 나올법한 과학적 돌파구일 수도 있지만, 큰 실망거리에 그칠지도 모른다"면서도 "최근의 소란스러움은 세상을 바꿀 새 과학적 발견을 우리가 얼마나 갈망해왔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초전도체를 '성배'(holy grail)라고 표현하며 전자·에너지·운송 등 산업부문 혁명은 물론 양자컴퓨팅 실용화의 문까지 열어젖힐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초전도체의 개념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화제와 밈(meme)이 돌고 있다"며 "LK-99를 둘러싼 흥분감은 포용하되, 희망을 걸지는 말자. 과학의 여정은 그 자체로 결과만큼이나 가치가 있으며, 개인의 업적과 관계없이 축하할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더메신저는 "이슈가 된 초전도체 실험을 재현하려고 과학자들이 달려들고 있다"며 "처음에는 다들 회의적이었으나, 몇몇 후속 연구는 상온 초전도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더메신저에 따르면 먼저 중국의 공학 교수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LK-99를 재현했다고 주장하며 작은 물체 덩어리가 공중에 떠 있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사실이라면 초전도체의 특성 중 하나인 '마이스너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 인물은 언론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앤드루 매클립이라는 엔지니어가 논문에 따른 LK-99 제조 과정을 실시간 영상으로 인터넷에 올렸다.
여기에 미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LN) 소속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LK-99에서 초전도체 특성이 감지됐다는 내용을 공유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5개월간 거주했던 전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도 "초전도체가 실제 작동한다면 좋겠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더메신저는 "모든 전자제품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초전도체가 우리를 애타게 하는 것"이라며 "과학자들은 이 발견이 사실이라면 노벨상을 탈만한 업적이며, 물리학의 '성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 전문 매체 씨넷도 "진짜 상온 초전도체는 팡파르를 울릴만한 큰 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모든 사람들이 초전도체를 언급하고, 관련 밈 게시물이 수일째 큰 유행을 탄 끝에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초전도체 관련 업체 '아메리칸 슈퍼컨덕터'(AMSC)의 주가가 지난달 27일 대비 2배로 급등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씨넷은 초전도체 논문에 제기되는 회의론이 상당하다고 전제하면서 "LK-99가 성배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운 물질일 수는 있다"며 "과학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 짜릿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LA)까지 20분에 주파하는 시속 1만4천마일(약 2만2천531㎞)의 자기부상열차를 떠올려보라"며 "LK-99 초전도체 연구의 돌파구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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