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 글이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이후 서울시내를 범행장소로 지목한 '살인예고' 글이 모두 12건 올라왔다.
전날 사건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부산 번화가인 서면역도 협박 글에 언급돼 경찰이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청이 전날 전담대응팀을 꾸려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전국에서 최소 15건의 협박 글이 게시된 것이다.
전날 오후 7시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 죽일 거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오후 11시께는 한 이용자가 디시인사이드 한석원 갤러리에 "내일 밤 10시에 한티역에서 칼부림 예정입니다"라고 썼다.
강남역 일대를 언급한 글도 잇따랐다. 전날 오후 8시30분께 토이갤러리에 "내일 오후 7시 강남역 5번 출구에서 한남 40명 정도 찔러주마"라고 협박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날 오전 2시께는 국내야구갤러리에 "오늘 오후 7시에 강남역에서 100명 죽일 예정"이라는 제목으로 "강남역 사거리에서 트럭으로 사람들을 밀어버리고 흉기로 찌르면 재밌을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10시17분에는 "용산에서 여러 명을 살해하겠다"는 디시인사이드 글이 경찰에 신고됐다.
분당 흉기난동 사건 직후인 전날 오후 6∼8시에는 "8월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서현역 금요일 한남들 20명 찌르러 간다" 등 인근을 지목한 글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졌다.
부산 서면역도 협박 글의 표적이 됐다. 이날 오전 1시께 디시인사이드에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와 욕설과 "내일 서면역 5시 흉기 들고 다 쑤시러 간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대부분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이들 게시물은 현재 모두 삭제됐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오후부터 살인예고 글이 잇따르자 밤샘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 강력팀과 인근 지구대 인력 등은 이날 잠실역·한티역·강남역과 클럽 밀집지역, 학교 인근을 순찰하며 범죄 정황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도 서현역과 오리역에 경찰특공대 전술 1개팀(8명), 기동대 1개 제대(23명), 순찰차 1~2대와 경찰관(4명) 등 35명씩의 경찰관을 각각 투입했다.
인근 수인분당선 역사인 야탑역·정자역에 각 10명, 이매역·수내역·미금역과 신분당선 판교역에도 각 2명을 배치했다.
부산경찰청도 서면역 일대에 기동대와 형사 인력을 배치해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잠실역 인근의 한 백화점은 자체 경비인력을 늘리고 폭발물 탐지견을 투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경찰이 작성자를 검거했거나 추적 중인 살인예고 글은 최소 25건이다. 이 가운데 2건은 검거했고 나머지는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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