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은행 리스크…美 긴축종료 앞당겨지나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8-09 17:39   수정 2023-08-09 17:40

    제2의 SVB '경고음'
    <앵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한 뒤 은행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한 중견 은행들도 지금처럼 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연체율이 높아지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국채시장에 몰리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이 큰 변동을 보였습니다.

    김종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지시간 7일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은행은 M&T뱅크 등 10곳으로, 이들과 함께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중견 은행 6곳이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았습니다.

    무디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가 목표한 인플레이션까지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은행의 고정금리 자산의 손실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등급 강등 판정을 받은 은행들은 올해 3월 파산한 SVB처럼 금리가 크게 하락한 2020년 장기 국채를 대거 사들였는데, 올해까지 이어진 가파른 금리 상승에 이들 은행의 미실현 손실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은행 예금을 늘리려 고객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주면서, 늘어난 자금조달 비용에 비해 수익성은 깍여나가는 상황이 매분기 반복돼왔던 겁니다.

    무디스는 이들 은행에서 뱅크런과 같은 상황이 발생해 동시에 채권을 급히 처분할 경우 금융시장이 예기치 못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드라이덴 펜스 / 펜스 캐피탈, CIO :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훨씬 높다는 건, 은행에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지역 예금에서 많은 자본을 얻는 소규모 은행은 정말 수익을 유지하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 내 민간 고용과 소비 지표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은행 연체율과 부동산 부실 대출 위험도 증가하는 불안감도 여전합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미국 신용카드 연체율이 지난 2분기 7.2%로 연초보다 0.7%포인트 상승했고, 가계부채 핵심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2조100억 달러 규모를 지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역은행의 연쇄적인 부실이 전이될 것을 우려한 자금들은 안전한 국채로 몰려들면서 고공행진하던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이날 소폭 하락했습니다.

    시장 혼란이 커지자 미 연준 주요 인사인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패트릭 하커)가 내달 긴축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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