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호 前 판사의 알쏭달쏭 건설 소송] 계약 해지 귀책사유, 수급인 vs 도급인 '몇대 몇'

입력 2023-08-09 18:30   수정 2023-09-01 16:11

"공사대금 정산과 손해배상, 서로 별개의 문제"

많은 도급계약(공사계약)에 있어서 해제 또는 해지가 문제된다.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는 다음과 같이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는 4가지 사유를 규정하고, 서면에 의한 최고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반대로, 표준도급계약서에 따른 해제 또는 해지 사유가 되는 도급인의 '귀책사유'는 다음 4가지이다(수급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해제 또는 해지와 관련된 서면에 의한 최고 절차 규정 등이 준용된다).

표준도급계약서에 규정된 해제 사유는 도급계약 등 계약 해제에 관한 일반론을 구체화한 것이며, 실제 실무에서는 표준도급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수정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따라서 해제 또는 해지 사유는 각 사안마다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예를 들어, 민법 제673조에 따른 도급인의 해제권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명시적으로 이를 배제하는 특약이 있거나, 일의 완성에 대한 수급인의 이해관계가 자명한 경우 등 당사자 간의 묵시적, 추단적 약정 등이 인정되어야 한다).

계약해제 또는 해지가 인정되면 계약의 정산과 손해배상의 인정 여부가 문제된다.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는 원칙적으로 위와 같은 사유로 계약이 해지 또는 해제된 경우 지체 없이 공사금액을 정산하게 하고,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 중 일부 예외(표준도급계약서 제4조 제4항 따른 기간 내에 공사대금 지급의 보증 또는 담보 제공을 이행하지 아니한 때)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해지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사대금의 정산과 손해배상은 서로 별개의 문제이다. 또한 공사대금의 정산은 계약 해지의 정당성과도 원칙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표준도급계약서에는 공사대금을 정산하여야 한다는 내용 외에 정산의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정산금은 약정된 총 공사금액에 기성고 비율(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이 아니다)을 곱하여 산정하며, 기성고 비율은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비용) /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 +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데 들어갈 공사비)"이다.

기성고 비율과 대금에 관하여 분쟁이 있는 경우, 당사자들이 공사규모, 기성고 등을 참작하여 약정에 따라 공사대금을 정산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당사자들은 약정으로 비율과 대금을 정하여 정산할 수 있다.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계약이 해지된 후 손해배상이 문제될 때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지체상금 약정'에 따라 손해배상금액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예를 들어, 도급계약이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해지되었고, 도급인이 새로운 수급인과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다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지체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지체상금은 '기존 도급계약에 따른 약정 준공일 다음날부터 발생'하며, 그 종기는 '도급인이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을 때부터 도급인이 새로운 수급인에게 의뢰하여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까지(다만 수급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지연된 기간은 제외)'다. 또한, 손해배상의 예정은 직접적 손해 외에도 확대손해를 포함하지만, 법원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지체상금을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다. 법원이 지체상금의 과다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지체상금률이 아닌 지체상금의 총액이다.

만약 도급인이 민법에 따른 임의해제권을 행사하여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 그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하는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수급인의 손해액은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 전부'이며, 도급인은 과실상계나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을 주장할 수 없다. 다만 해제로 말미암아 수급인이 이익을 얻었거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 손익상계에 따른 공제는 가능하다.

배지호 변호사는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법률사무소 한평 대표변호사로 재직중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후, 10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 건설 전담재판부, 서울중앙지방법원 언론 전담재판부, 서울중앙지방법원 환경 전담재판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등에서 근무하였다.

특히 판사로 재직할 당시 건설전담재판부의 판사 등이 주축이 되어 구성한 '서울중앙지방법원 건설소송실무연구회' 소속 회원으로 건설소송과 관련된 가장 권위있는 자료인 '건설감정실무' 등의 개정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자문=배지호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 법률사무소 한평 대표변호사>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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