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가운데 중국 기술에 대한 투자가 위험하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사모펀드 자문 회사 캡스톤의 국가 안보 실무 공동 책임자 엘레나 맥거번은 “미국 정부가 미국 자본이 미국 밖으로 유출되는 방식, 미국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것은 새로운 시대”라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3개 첨단기술 분야에 미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이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반한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중국의 군사력이나 감시 능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백악관의 주목할만한 걱정거리다. AI, 첨단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이 명시적으로 우려되는 분야지만, 많은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금지 조치가 확대되어 본질적으로 중국 기술에 대한 어떤 거래도 너무 위험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전망했다.
바인벤처스의 매니징파트너인 에릭 라이너는 “미국 자금이 중국의 군사 개발 자금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에 사무실을 차린 많은 회사들은 정말로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법무부 차관이자 현재 로펌 메이어브라운의 파트너인 아담 히키도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 이상으로 해당 부문들에 대한 투자가 억제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반하는 행동으로 보이지 않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액티반트 캐피털의 설립자 스티브 사라시노는 “미국에서 초기 단계의 중국 투자를 하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며 “유일한 예외는 지정학적 위험을 계산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헤지펀드”라고 언급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이미 경기둔화와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으로 인해 꾸준히 중국에서 물러나고 있었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사모펀드와 중국 벤처 투자를 합친 자본 규모는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되었다.
맥거번은 “우리는 고객들로부터 꽤 오랫동안 중국에서의 입지를 정말로 철회해 왔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미중 경쟁이 싹트고 있는 것에 대해 이미 경계하고 있던 미국 기술 투자자들에게 이번 명령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중국이 출입 금지 구역이 됐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결국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미국 기업들이 차후에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라시노는 “이미 중국에 존재했다면 상황이 열렸을 때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나, 중국에 있지 않은 기업이나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한 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라이너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창출될 수 있는 투자 수익은 중국이 민감한 기술을 소유하고 통제함으로써 야기되는 세계적인 위협에 감당할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행정명령 자체가 정말로 필요한지, 아니면 우리가 자원을 확보하고 중국이 우리의 중요하고 독점적인 기술을 염탐하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