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마약 투약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던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5) 씨가 "(마약 사건 이후) 어려웠다. 한동안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마약 사건 이후 4년만의 공개활동으로 14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주최한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 씨는 2019년 3월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입해서 투약한 혐의로 법정에 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건 이후 건강에 이상이 생겨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희귀암인 말초 신경암이 다리에 퍼져 암투병 중임을 고백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테로이드 부작용에서 이제 회복됐다”며 쿠싱 증후군으로 얼굴이 퉁퉁 부었던 시절과 건강을 회복한 최근 사진을 올렸다.
하 씨는 이번 토론회에서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닐 때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러 갔는데 사람들이 다 대마를 피우고 있었다. 깜짝 놀라 어떻게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여기는 너의 고향이 아니다. 사람들이 다 한다'고 하더라"며 마약을 접한 계기를 언급했다.
하 씨는 "(마약 사건 이후) 방 안에서 하루 종일 울었다. 저를 떠난 친구들도 많다"며 "그런데 가족이 매일 지켜봤고, 산에 가면 사람들이 힘내라고 해줘 힘이 생겼다. 많은 사람이 지켜줬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 (중독 치료) 교육을 받아 지금은 주사기를 보면 토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처벌을 받은 사람으로서 마약 합법화는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인 중 25%가 지난 1년 안에 대마를 피워봤다고 한다. 합법화로 해결이 됐느냐. 마약 사용자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또 "마약 했던 사람들이 기술을 배워 취직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지원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씨는 "사람들이 마약에 손 대면 그 느낌이 너무 좋으니까 계속하게 된다"며 "학생들이 파티하면서 마약을 하게 되는데,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한국에서는 마약 관련 교육 시설, 치료 병원이 너무 부족하다"며 "지역 곳곳에 중독 재활 관련 비영리법인 단체가 생겨 실질적 교육과 심리상담이 이뤄져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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