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세기의 결투를 두고 연일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당신이 이소룡이 아니라면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도발했다.
미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14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저커버그와 주고받았다는 문자 메시지 캡처본을 올렸다.
여기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이 격투 훈련이 다소 부족했다고 언급하며 저커버그에게 실전이 아닌 연습 경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한다. 그러자 저커버그는 뜸 들이지 말고 결투를 할지 말지 빨리 결정하라는 퉁명스러운 답장을 보낸다.
문자에서 "당신이 진짜 MMA 싸움을 하고 싶으면 연습은 스스로 하고 언제 준비가 되는지 나에게 알려주면 된다"라며 "일어나지 않을 일을 계속 부풀리고 싶지 않다. 당신은 이걸(결투를) 할지 말지, 곧 할지, 아니면 다음 단계(결투 취소)로 넘어가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썼다.
저커버그는 이후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도 "일론은 진지하지 않고,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는 점에 모두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어 이들의 격투 대결이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머스크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저커버그에게 10여 시간 뒤에 보낸 문자에서 "나는 월요일에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있을 것"이라며 "당신의 옥타곤에서 싸우자"고 한 것이다. 팰로앨토는 주커버그가 사는 곳이다. 여기서 '당신의 옥타곤'이란 저커버그가 앞서 그의 집 마당에 설치했다고 언급한 격투장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는 이달 초 자신의 메타 계정에 그의 집 뒷마당에 '옥타곤'(격투장)을 설치했으며, 이를 부인이 달갑지 않아 했다고 암시하는 대화 내용을 올렸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우리의 체격 차이를 고려했을 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당신이 현대판 이소룡이라면 나를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보다 체격이 크지 않은 저커버그가 이소룡급 격투가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자기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도발이다.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지난 6월부터 종합격투기로 이른바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를 벌이는 방안을 두고 온라인 설전을 이어왔다. 처음에는 두 억만장자 간의 신경전에서 시작됐지만 '회장님들의 현피'가 갈수록 구체화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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