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웹젠 게임 ‘R2M’이 자사 대표작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리니지 IP 저작권이 인정된 첫 사례로, 향후 리니지와 유사한 일명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산업부 박해린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엔씨소프트가 이겼다고요?
<기자>
네, 오늘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엔씨소프트가 웹젠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 1심 선고심에서 "원고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 청구를 인용했다"고 선고했습니다.
웹젠이 엔씨에게 10억원(부가세 포함시 11억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2021년 6월 29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해 지급하라는 겁니다.
또 금지 청구도 모두 인용됐습니다.
법원은 웹젠이 R2M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는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 광고, 복제, 배포, 전송, 번안해서는 안된다고 선고했습니다.
게임업계에 리니지와 유사한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만연한 가운데 리니지 IP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된 첫 사례로, 게임업계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1심 선고인 만큼 패소한 웹젠은 항소하겠죠?
<기자>
승소한 엔씨 측이 먼저 항소 의사를 공식화했습니다.
엔씨 측은 1심 판결 직후 손해배상액을 더 키워 2차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웹젠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2심에 가더라도 이번에 결론이 나온 손해배상액은 웹젠이 먼저 배상하고 가야 합니다.
R2M 유저들, 당장 게임이 중단되는 건가 당황하고 계실 텐데,
웹젠이 항소 계획을 밝힌 만큼 서비스 금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웹젠은 당분간 R2M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결과, 어느정도 예상됐던 건가요?
<기자>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이었습니다.
엔씨 측도 마지막까지 확신할 수 없었고 선고 직후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게임 저작권 침해 관련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특허를 낸 UI를 동일하게 사용했거나 소스코드까지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면 표절로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거든요.
현재 MMORPG라는 장르와 '리니지라이크'가 같은 뜻으로 인식될 정도로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들이 많아도 관행처럼 여겨진 이유도 이 때문이고요.
주식시장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줄곧 하락하던 엔씨의 주가는 승소 소식에 잠깐 상승 반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웹젠은 3%대 상승세를 보이다 하락 반전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리니지라이크가 그렇게 만연해있다면 오늘 결과를 보고 상당수의 게임사들이 뜨끔했겠습니다.
<기자>
네, 이번 판결로 향후 게임업계 저작물 침해에 대한 경각심이 생길 전망입니다.
엔씨 측은 R2M이 리니지M의 UX, 콘텐츠, 시스템을 모방했다고 주장했었거든요.
단순히 게임의 규칙을 모방한 것을 넘어 세부적 표현과 수치까지 동일하다고요.
이에 대해 웹젠 측은 이건 단순히 게임 규칙에 불과하며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었는데, 법원이 이또한 저작권이 맞다고 인정해 준 겁니다.
향후 리니지라이크 게임 출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당장 카카오게임즈와의 소송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앞서 지난 4월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 MMORPG 신작 '아키에이지 워'에 대해서도 자사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웹젠 R2M의 경우 어느 요소가 리니지M을 모방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었는데,
카카오게임즈에 대해선 어떤 점들이 저작권을 침해한 사례라고 강력하게 밝힌 만큼 엔씨의 자신감도 높습니다.
게다가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도 표절 소송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는데,
이번 결과로 자신감을 얻은 엔씨가 줄소송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엔씨는 타사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며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데요.
이번 판결로 리니지라이크 게임 출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실적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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