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원들의 수백억원대 횡령과 유용이 드러나 큰 파문을 일으킨 BNK경남은행에서 직원이 불법으로 차명 거래를 하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돼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경남은행은 고객이 지점에 오지 않았는데도 계좌를 개설해주고 사모펀드도 불완전 판매를 하는 등 법규 위반 사례가 여럿 적발됐다.
1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에서 불법 차명거래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금융거래 설명 확인 의무 위반 등으로 전 지점장 1명과 지점 대리, 선임 프라이빗뱅커(PB), PB 등 직원 3명을 적발해 지난 6월 말 금융위원회에 제재안을 보고했다.
금융위원회는 제12차 정례회의에서 금감원의 조치안 원안대로 경남은행에 과태료 6천만원, 전 지점장에 과태료 1천50만원을 부과했고 직원 3명에게 주의 조치했다.
금융투자판매업 직무를 겸하는 은행 직원은 주식 등을 매매하는 경우 본인 명의로 해야 하며 매매 내용도 분기별로 보고하는 등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경남은행 전 지점장은 주식 매매 거래에 장모 명의의 차명 계좌를 이용해 53일간에 걸쳐 투자를 했으며 매매 내용을 통지하지도 않았다.
경남은행은 금융거래의 실명 확인 의무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남은행의 3개 영업점에서는 집합투자 증권 계좌 3건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명의인이 직접 오지도 않았는데 위임 관련 서류나 실명 확인 증표 없이 명의인이 은행에 온 것처럼 계좌를 개설해줬다.
경남은행은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성 등에 대한 설명을 일반 투자자가 이해했음을 서명, 녹취 등의 방법으로 확인받지 않았다. 설명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설명서조차 주지 않았다.
경남은행은 최근 크고 작은 금융 사고가 끊이지 않아 도덕적 해이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은행의 한 직원은 2007년부터 약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며 562억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가족 계좌로 대출 상환금을 임의 이체하거나 대출 서류를 위조하는 전형적인 수법이 동원됐음에도, 경남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은 이를 전혀 잡아내지 못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부터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해 562억원에 달하는 횡령·유용 혐의를 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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