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강남 납치·살해' 사건 일당이 21일 열린 재판애서 살해까지 계획하지는 않았다면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범죄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2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와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 등 7명에 대한 공판을 열고 이 중 황대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피해자에게 코인을 빼앗은 다음 도주할 생각이었냐'고 검사가 묻자 황대한은 "연지호는 여권도 없었고 도주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었다"며 "범행 당일 모든 것들이 갑작스럽게 거짓말처럼 다 일어났다. 현실적이지 못한 게 현실이 됐다"고 답했다.
'피해자를 납치한 뒤 풀어줄 생각이 있었냐'는 질문엔 "했었다. 산에서 내려가면 옷에 돈을 넣어주고 택시를 불러야겠다고 혼자 생각했다"고 답했다.
피해자를 풀어주면 검거될 것이라 생각해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는 대답을 반복하며 "이경우가 (피해자에게서) 더 나올 게 있을 거라고 해서 기다리다가 풀어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듣기 싫어 피해자를 재우기 위해 마취제를 더 주사했다"며 "이후 이경우가 전화로 피해자가 뭘 하고 있는지 물었고 인기척이 없다고 하자 숨을 쉬는지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범행을 공모하면서 피해자의 장기를 매매하자는 말이 나왔다고 인정하면서도 "센 척을 하고 싶어서 중국인을 동원해 장기 매매가 가능하다고 했을 뿐 거짓말이었고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거듭 계획 살인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부각했다.
범행이 실패할 경우 범죄자금을 건넨 유상원·황은희 부부로 납치 표적을 변경하려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황대한은 "이경우가 시키는 대로 다 했다. 화장실가는 것도 허락을 받았다"며 "이경우의 다음 타깃은 유상원·황은희 부부였다. 피해자에게서 아무것도 안나오면 두 사람에 대해 '작업'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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