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체감물가·수출부진에 경기인식 다시 악화…"집값만 오를 것"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8-22 09:41  

8월 소비자 경기 인식, 6개월 만에 악화
부동산 회복 기대에 주택가격전망 5포인트↑
높아진 체감물가에 기대인플레 3.3% 유지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고, 수출 부진이 이어 지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6개월 만에 나빠졌다.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에 소비자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7월(103.2)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석 달 연속 100을 웃돌았지만, 지난 2월(-0.5포인트) 이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7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은 1포인트씩 상승했고 현재생활형편과 소비지출전망은 전달과 같았다.

현재경기판단(-3포인트), 향후경기전망(-4포인트)은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상저하고 기대심리에 의해 경기 관련 지수가 오르고 있었는데, 최근 체감 물가가 높아지면서 소비 여력이 둔화됐고 중국발 리스크,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영향으로 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지는 향후 물가 흐름, 대내외 경기 요인에 불확실성이 커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2에서 118로 한 달 사이 6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황 팀장은 "기준금리가 동결되기는 했지만, 최근 대출금리 상승과 미국·유럽 등 주요국 금리 인상 뉴스의 영향으로 금리 인상을 점친 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5포인트 오른 107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가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9개월 연속 상승세다.

황 팀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가격도 상승하는 등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며 "아직 지역 편차는 있고, 금리가 높은 수준이기도 해서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과 같은 3.3%였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2월 4.0%까지 올랐다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황 팀장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3%로 25개월만에 최저치로 둔화했음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과 동일한 이유에 대해선 "집중호우, 폭염 등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석유류 가격도 상승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아 더 하락하지 않고 전년수준에 머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돼있고, 지자체별로 상하수도, 교통, 도시가스 요금 인상 소식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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