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더 뉴요커의 기자 로넌 패로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기행(奇行)'을 저격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패로우는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탐사보도를 약 1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에서 머스크의 동료 및 지인들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그의 기행을 케타민 과다 복용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넌 패로우 기자는 장문의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무리한 트위터 인수부터 최근의 갑작스러운 트위터 로고 변경까지 머스크가 그동안 보인 변덕스럽고 불규칙한 의사결정이 케타민 과다 복용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의 케타민 복용량이 지난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머스크의 동료 및 지인들도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의사결정 배경으로 케타민 과다 복용을 꼽았다"고 전했다.
이어 케타민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아미트 아난드 연구원의 논평을 인용하며 "케타민을 과다 복용할 경우 자신에게 특별한 힘이나 재능이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면서 "평소와 다르게 충동적이고 갑작스러운 행동들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케타민은 병원에서 수술환자를 전신 마취할 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복용 시 현기증, 운동기능 장애, 어눌한 발음 및 도취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과다 복용 시 통각 상실, 기억 상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를 두고 머스크의 한 동료는 "평생을 살면서 일론 머스크처럼 회사와 일에 헌신적인 사람을 보지 못했다"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메일부터 답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히 상당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로너 패로우의 탐사보도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CEO의 입장을 듣기 위해 X(구 트위터)측에 연락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 X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케타민 과다 복용 의혹이 향후 오너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일론 머스크 CEO의 케타민 과다 복용 의혹을 제기한 이후 스페이스X 운영에 필요한 비밀취급 인가를 취소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국방부와 군사 정찰위성 발사 계약을 맺으면서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바 있다. 비밀취급 인가 요구 사항에는 공무원이나 계약자가 앞서 7년간 불법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WSJ이 케타민 과다 복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미국 정부가 머스크에 대한 비밀취급 인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이와 관련해 국가안보 관련 법 전문 변호사인 댄 메이어는 “약물 복용에 무신경한 사람은 비밀 취급에도 무신경할 것이란 게 정부의 시각”이라며 “비밀취급 인가를 담당하는 연방기관이 조만간 머스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때문에 로넌 패로우의 탐사보도로 머스크의 케타민 과다 복용 의혹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오를 경우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 등 기업들의 주가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 대비 0.83% 상승한 233.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뉴욕포스트)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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