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왕, '빵'으로 연명한다

입력 2023-08-23 15:50   수정 2023-08-23 19:45



코인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1)가 가상화폐 사기 등 혐의로 수감 중인 가운데 구치소에서 필요한 약도 제공받지 못한 채 빵과 물로만 버티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가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 측 변호사는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심리에서 구치소가 채식을 제공하지 않아 "그는 말 그대로 빵과 물로 연명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아데랄(암페타민)을 제공받지 못했고, 항우울제 엠삼도 떨어져가고 있어 재판 준비에 지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리를 맡은 치안판사 사라 넷번은 교정 당국에 뱅크먼-프리드의 의약품 문제 해결을 요청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구치소에서 채식주의 식단이 제공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확신한다"며 비건(완전 채식) 식단이 가능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교정 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서 수감자들은 적절한 건강관리, 의약품, 식사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킹 오브 크립토'(암호화폐의 왕)로 불리던 뱅크먼-프리드는 FTX 파산과 함께 사업의 실체가 드러나며 몰락했다. 미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부동산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당초 사기와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후 혐의 추가와 철회가 이어진 끝에 현재 혐의는 7개로 추려졌다.

뱅크먼-프리드는 FTX의 위험관리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기 등의 혐의는 줄곧 부인해왔다. 이날도 그는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작년 12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고, 검찰이 보석 취소를 요구하면서 이달 초 다시 수감됐다.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정식 재판은 오는 10월 시작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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