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연설이 예정됐던 브릭스 정상회의 부대 행사에 특별한 해명 없이 돌연 불참해 이목을 끌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지난 21일 남아공 요하네스버스에 도착한 시 주석은 22∼24일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는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 참석하는 등 일정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2일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던 시 주석이 예고 없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중국 측의 공식 발표나 설명이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나중에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시 주석을 대신해 읽은 연설에는 세계가 "새로운 냉전의 구렁텅이"에서 헤매지 않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미국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국가가 패권을 유지하는 데 사로잡혀 신흥국과 개도국을 망치는 길로 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불참에 현지에서는 추측이 무성하다고 CNN은 전했다.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는 "중국 지도자가 다자 협의 의장국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극히 드물다"면서 "특히 중국이 브릭스처럼 공들여온 나라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브라이언 하트도 시 주석의 불참이 "아주 드문 일"이라며 "무슨 일인가가 시 주석을 행사에서 떨어뜨려 놓은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관련한 사건일수도 있고, 아마도 그를 불참하게 만들만한 긴급한 사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22일 포럼 이전에는 라마포사 대통령과 회담을 소화했으며, 이후에는 만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트는 "시 주석이 포럼 연설은 취소했으나 포럼을 전후로 한 다른 일정에는 나타났다는 점은 긴급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현재로서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나 외교 당국자들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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