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28일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전기차 업체들이 급증해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험(리스크)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병화 연구원은 "우리나라 삼원계 양극재 업체들의 지나친 고평가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 시장을 제외한 이들 업체의 지역 성장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주력으로 삼는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는 떨어지지만,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승용 전기차 기준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2018년 7%에서 지난해 27%로 가파르게 높아졌다"며 "올해 점유율은 테슬라의 전 모델 LFP 배터리 도입 등으로 30%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LFP 배터리를 채택했거나 채택할 계획을 가진 완성차 업체는 테슬라뿐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현대차그룹, KG모빌리티, 토요타, 메르세데스 등에 이른다.
한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 대부분이 그동안 망설이던 LFP 배터리 채택을 확정했다는 점"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중저가 전기차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합의가 형성되고 있고 이를 위해선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야디, CATL, 고션 하이테크 등이 상용화하고 있는 LFP 배터리는 삼원계 대비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전혀 없다"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LFP 배터리 확산의 리스크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삼원계 양극재 업체들의 밸류에이션(기업 평가가치)이 여타 배터리 소재업체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며 "왜곡된 정보의 유통이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LFP 배터리를 무시하라고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양극재 종목에 대한 일부 투자자들의 맹목적인 투자 경향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는 삼원계 양극재 시장은 이제 미국에서만 가시성이 높은 상태"라며 "점유율 데이터, 전기차 업체들의 공식적인 코멘트 등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투자를 하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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