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래리 서튼 감독이 자진 사퇴를 밝힌 가운데 '롯데 감독 잔혹사'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감독이 거쳐 간 팀이라서다.
감독 대행을 제외하면 래리 서튼 감독을 포함해 17명의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올해가 프로야구 42번째 시즌이니 한 명당 평균 2.5년밖에 팀을 지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롯데에서 계약 기간을 채운 감독도 드물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3년 계약기간을 채운 뒤 포스트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0년 말 지휘봉을 잡은 양승호 전 감독은 학원 입시 비리로 2년, 그 후임인 김시진 전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2년 만에 옷을 벗었다.
28일 서튼 전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며 감독 대행으로 2023년 잔여 시즌을 이끌게 된 이종운 전 감독은 앞서 2015년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던 아픔이 있다.
그나마 조원우 전 감독은 2015년 말 2년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기간을 채웠으나, 3년 재계약에 성공한 지 1년 만인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양상문 전 감독은 2019년 반시즌 만에 팀을 떠났고, 허문회 전 감독 역시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1년 5월 전격 경질됐다.
허 감독이 팀을 떠난 뒤에 온 서튼 감독도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야구계에서 롯데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여겨지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노리기도 한다. 자주 감독을 교체하고, 굳이 순혈주의를 고집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튼 감독이 사퇴하기 하루 전인 27일부터 야구판에는 현직 코치와 전 감독 등 롯데 후임 감독에 대한 하마평이 나돌기 시작했다.
롯데 구단은 아직 정규시즌이 36경기나 남았고, 포스트시즌 경쟁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서 후임 감독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건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다는 것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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