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외교'도 끝?...미국 살던 판다들, 중국 귀환

입력 2023-08-28 17:01  



미국 워싱턴DC의 판다 가족의 임대 기간이 만료되어가는 와중에 기간 연장을 하거나 다른 판다가 올지 여부도 논의 되지 않아 50여년간 이어진 미·중 양국의 '판다 외교'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의 3살짜리 자이언트 판다 샤오치지와 부모 메이샹, 톈톈 등은 동물원 측과 중국 정부 간의 임대 합의가 만료됨에 따라 오는 12월 초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보도했다.

암컷 메이샹과 수컷 톈톈은 2000년 12월 처음 미국 땅을 밟은 뒤 두 차례에 걸쳐 대여 기간이 연장돼 지금껏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 머물렀다. 그 사이 2005년 첫째 타이샨, 2013년 둘째 바오바오, 2015년 셋째 베이베이를 낳았다. 새끼 판다 3마리는 2010년, 2017년, 2019년 차례로 중국에 돌아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에는 막내인 샤오치지가 기적처럼 태어났다. 메이샹과 톈톈의 대여 기간은 그해 12월 3번째로 연장됐다.

FP는 그러나 이번에는 대여 기간이 연장되지 않았으며, 이들을 대체할 또 다른 판다가 올지에 대해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우호의 상징인 '판다 외교'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직후 중국이 미국에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팻 닉슨 영부인이 베이징 동물원에서 판다를 보며 감탄하자 저우언라이 총리가 "좀 드려보겠다"고 말한 뒤 링링과 싱싱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임대 방식을 도입한 건 1981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면서다. 임대료는 한 쌍에 1년 100만달러(약 13억2천만원)로 정해져 있으며 전 세계에 판다 70여마리를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의 암컷 판다 야야가 수척한 모습으로 지내는 사실이 알려져 중국 내에서 조기 반환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 8월 태어난 야야는 수컷 러러와 함께 2002년 4월 연구 목적으로 멤피스 동물원에 대여됐는데 지난 2월 러러가 돌연사하고, 야야까지 앙상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동물원 측은 지난 4월 20년간의 대여 기간이 끝나자 예정대로 야야를 중국에 돌려보냈다.

낸시 메이스 미 하원의원은 지난해 미국에 있는 새끼 판다를 중국에 돌려보낸다는 미중 합의를 파기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FP는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의 상황이 "지난 수십년간 이어진 미중 관계의 냉랭함 속에 발생했다며"며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에 걸쳐 깊은 상호 불신이 뿌리내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미스소니언 동물원 측은 미중 간 지정학적 관계가 판다 관련 합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동물원 책임자 브랜디 스미스는 "우리가 대화하고 있는 사람들은 동물과 야생 동물, 보존에 중점을 두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원은 9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대대적인 송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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