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항공기 추락사고로 숨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생전에 자신의 운명을 내다본 듯한 인터뷰 동영상이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최근 프리고진이 자국 군사 블로거와 진행한 한 인터뷰 동영상을 게시했다. 지난 4월 29일 먼저 공개된 바 있는 내용을 재차 올린 것이다.
프리고진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지도부와 오랜 기간 마찰을 빚었던 것과 관련, 국방부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어 러시아가 곧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끓는점에 도달했다"면서 "내가 왜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할까? 나는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갈 사람들 앞에서 그럴 (진실을 숨길) 권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지금 거짓말을 듣고 있다"며 "차라리 날 죽여라"라고 말했다.
특히 프리고진은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가 재앙 직전에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야만 한다"면서 "만약 이 톱니바퀴들이 오늘 조정되지 않으면 비행기는 공중에서 분해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는 프리고진이 비행기 사고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그의 운명에 대한 각종 가설이 온라인에서 홍수를 이뤘다"고 전했다.
해당 동영상 게시물에는 그의 사인을 추정하는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첫 번째 댓글 게시자는 "그는 알고 있었다"며 프리고진이 항공기 사고로 인한 죽음을 예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게시자는 이번 추락 사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이해하지 않으려면 아메바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이어졌다.
한 게시자는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 당일 공군총사령관직에서 해임된 세르게이 수로비킨과 함께 자메이카에서 '피나 콜라다' 칵테일을 마시고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썼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27일 성명을 통해 지난 23일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 지역에서 추락한 제트기 사고 희생자 시신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프리고진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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