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벤처·스타트업 기업인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지원 계획을 밝히고 성장전략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혁신의 주역인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최근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스타트업 허브로 만들고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겁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액은 지난해보다 40% 넘게 감소하는 등 혹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전날(29일) 발표된 포브스 아시아 선정 ‘2023년 주목해야 할 100대 기업’에서 한국 스타트업은 9개로, 지난해 15개에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혁신에 도전하는 청년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정부도 열심히 뒷받침하겠다"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민간 중심, 시장 중심으로 과감하게 바꿔 나가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부 직접 지원을 통한 양적 창업자 증가와 내수 시장에 안주하는 이런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민간이 투자를 주도하고, 스스로 생태계를 키우고, 또 정부는 민간 모펀드에 대한 일정한 출자와 세제 지원, 이런 방식으로 확대해 나가야 된다"고 부연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을 민간이 주도하는 가운데 정부는 지원폭은 늘리되 직접적인 개입은 줄이겠다는 의미입니다.
◆ 글로벌 진출·투자 촉진 통해 2027년 아시아 1위 창업대국으로
이날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 코리아 추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창업에 국한돼 있던 지원 정책을 해외 현지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에게 까지 확대하고, 단순 정부 보조금 확대가 아닌 민간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구체적으로 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받고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 지원해주는 '글로벌 팁스' 신설, 해외에 진출한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해외진출 전용펀드'를 신설합니다. 또 창업·취업비자제도 개편, 인바운드 창·취업을 종합 지원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센터' 신설, 혁신 주체들이 자유롭게 소통·교류하는 '스페이스 K' 등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대기업·금융권 등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출자하는 총 2조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도 조성합니다. 이 펀드에는 정부가 5,000억원, 민간이 1조5,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인데 딥테크, 글로벌 진출, 회수(세컨더리) 등 세 분야에 집중 투자합니다. 또한 보조금 또는 출연금으로 획일적이었던 창업지원금을 투자나 융자를 결합하는 형태로 다양화 합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2년 기준 글로벌 100대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중 1곳에 불과한 한국 스타트업을 2027년 5개로, 12조5,000억원인 벤처투자 규모를 14조2,000억원으로, 세계 6위권인 기업가정신 지수를 세계 3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아시아 1위, 세계 3위의 글로벌 창업 대국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공개된 내년 예산안에도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지원 확대에 대한 의지가 보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글로벌 창업벤처 강국으로의 도약' 예산에 1,223억원 늘어난 1조4,452억원을 편성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모태조합(모태펀드) 출자예산도 올해보다 44.8% 늘어난 4,540억원으로 책정했고 민·관 공동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인 팁스(TIPS) 예산은 올해보다 18.4% 늘렸습니다.
◆ "상생과 규제개선, 투자 촉진 노력 필요"
이날 중기부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유입을 활성화하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협력하는 창업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습니다.
이연 쉐어그라운드(B2B 패션 거래 솔루션) 대표는 청년 창업자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고, 박성률 움틀(바이오 실험용 필터 제작) 대표는 중기부의 스타트업파크에서 바이오 의약품 제조 대기업인 셀트리온과 개방형 혁신을 통해 성공한 경험을 소개하며 실증 이후 판매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창업대국 실현을 위해서는 규제개선, 민간투자 촉진 등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이미소 농업회사법인 밭(강원도 감자 활용 감자빵 제작) 대표는 로컬기업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요청했습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실패해도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중요함을 언급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대기업과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면 발생될 우려가 있는 기술탈취와 관련한 입법 등을 세심히 살피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 실현을 위해 신속한 입법과 적재적소 예산배분 등 당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시장과 세계시장을 싱글마켓으로 단일화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제거해 나가면서 국제기준과 표준에 맞게 한국을 바꿔나가야 한다"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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