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시 60년을 맞은 한국 라면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7월 라면 누적 수출액은 처음으로 5억달러를 넘으며, 동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1∼7월 라면 수출액 5억달러대…수출량 약 13만t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5억2천202만9천달러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1∼7월 수출액(4억4천334만1천달러)보다 17.7% 증가했다.
1∼7월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매년 늘었다. 2015년 1억2천172만4천달러에서 2017년 2억309만2천달러로 2억달러 선을 넘었고, 2020년 3억5천856만3천달러로 상승한 뒤 지난해에는 4억4천334만1천달러, 올해 5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7억6천543만달러를 기록한 라면 수출액은 올해 1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1∼7월 라면 수출량은 2015년 3만304.7t에서 올해 13만4천790.5t으로 4.4배가 됐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는 K-콘텐츠 확산이 꼽힌다.
한국 영화와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노출되며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실제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농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 문화가 점차 인기를 끌며 한국 라면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2020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방탄소년단(BTS) 효과를 기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로 인해 트렌드의 확산 범위는 더 넓어졌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경우 BTS 지민이 라이브 방송 등에서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이 제품을 먹는 SNS 챌린지가 각국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간편식 특수가 지속된 것도 한국 라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라면은 한 끼 식사 개념으로 깊은 맛과 충분한 영양을 제공하고 한국 음식문화를 함께 전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요 증가에 라면업체 공장신설…전문가 "인기 지속될듯"
해외 각국에서 수요가 늘며 각 라면업체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수출용 제품을 전담 제조하는 밀양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올해는 이 공장 부지에 2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2공장을 완공해 공급량을 확대했고, 이르면 2025년 미국 3공장 착공에 나선다.
미국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자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라면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앞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K-콘텐츠의 세계화와 더불어 K-푸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인플레이션으로 합리적 소비 니즈(요구)가 늘었고, K-콘텐츠 확장에 따른 K-푸드의 수요가 더해져 한국 라면 매출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용성이 높다"며 "수요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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