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아 제한 완화로 태어난 둘째 자녀가 취학 적령기를 맞으면서 올해 초등학교 입학 학생 수가 18년 만에 최다로 늘었다.
1일 신민만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교육 당국은 취학 적령기 아동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 신입생 수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취학 아동이 작년보다 200만여명 급증해 일부 학교의 수용 능력이 포화 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인구 억제를 위해 '한 자녀 정책'을 펼치다가 출생률이 떨어지자 2016년 두 자녀 출산을 허용했고, 2021년 5월에는 세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출생 인구는 전년보다 13.8% 증가한 1천883만명에 달해 1998년(1천942만명) 이후 18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취학 적령기 아동이 둘째 자녀 허용 정책이 시행된 2016년 출생자들인 것이다.
이미 2016년 상반기 태어난 아동이 취학한 지난해 곳곳에서 취학 적령기 아동이 학생 모집 정원을 넘어서는 포화 현상이 나타나 곳곳에서 학생 수용 '경보'가 발령됐다.
광저우와 지난, 청두, 창춘, 다롄 등 주요 도시의 초등학교들이 취학 아동 급증에 따라 교실과 교사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은 늘어난 취학 아동을 수용하기 위한 학교 시설 확충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둘째 자녀 허용 첫해인 2016년 폭발적으로 늘었던 출생 인구가 이듬해 118만명 줄어든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면서 작년 중국의 출생 인구는 956만명으로 2016년의 절반가량으로 줄어 73년 만에 처음으로 1천만명을 밑돌았다.
출생 인구 감소에 따라 취학 적령기 아동도 올해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게 돼 머잖아 오히려 학교 시설이 남아돌고 폐교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미 일선 유치원들은 원생 수 급감으로 운영난에 직면했다.
베이징 교육 서비스업체 선글로리교육연구소는 원생 수의 감소로 2030년이 되면 중국 유치원의 30∼50%가 폐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학생 감소의 영향이 점차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로 번져 머지않아 폐교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일회성 장려금과 3년간 육아 보조금 지급, 주택 구매 우대 혜택 부여 등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무원 싱크탱크인 중국 공정원의 원사인 차오제 베이징대 의학부 주임은 지난달 초 "올해 중국 출생인구가 700만∼800만명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신화사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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