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가스 마시면"...끝까지 추적해 살렸다

새벽 시간에 걸려와 이상한 질문만 반복한 전화를 단순 장난으로 여기지 않고 끈질기게 추적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소방관의 대처가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지난 6월 119종합상황실 소속 상황관리 요원 장연경 소방장은 새벽 시간대에 걸려온 신고 전화를 받았다. 신고자는 '연탄가스를 마시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만을 힘없는 목소리로 반복했다.

장 소방장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재빠르게 판단하고 주변 동료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신고자의 위치 등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말을 이어갔다.

당시 신고자는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걸어 위치추적과 역 걸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장 소방장은 휴대전화 강제 위치추적을 통해 GPS 값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끈질기게 포털 검색을 해서 신고자 위치를 찾아냈다.

소방 당국은 장 소방장으로부터 신고자 위치를 전달받아 현장 수색 끝에 신고자를 발견했다. 실제로 그는 연탄가스를 마시고 쓰러져 있었다. 다행히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목숨을 살렸다.

신고자 발견 후에도 장 소방장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파악하고 정신건강센터와 연계까지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소방장의 이러한 대처는 지난달 31일 대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전국 119상황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장 소방장은 "신고자 입장에서 신고내용을 이해하고,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했다"며 "앞으로도 공감을 바탕으로 사소하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