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강도 제재 뚫었다…이번엔 화웨이 쇼크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9-04 17:38   수정 2023-09-04 17:38

    "中반도체,엔비디아급"
    <앵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다녀간 뒤 두 나라 사이의 첨단 기술 경쟁이 오히려 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대상이었던 화웨이가 애플과 엔비디아에 견줄만한 자체 반도체를 선보였다는 소식이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김종학 기자입니다.

    중국은 러몬도 장관이 귀국하자마자 보란듯이 새 기술들을 선보였습니다. 성능이 정말 빅테크들과 견줄만하다면 그 동안의 미국의 제재가 실효성이 없었던 것 아닌지 의문이 드는데, 어떻게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발단은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아온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입니다.

    2019년 이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출시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번에 출시한 메이트프로 60 신제품의 성능이 애플과 맞먹는다는 분석이 블룸버그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반도체법으로 인해 화웨이는 대만 TSMC를 통해 공급받던 7나노미터급 반도체 공급도 완전히 끊긴 상태입니다.

    5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프로세서를 위해 필수적인 기술인데, 중국은 전역에 반도체 공급망을 새로 만들어 제재를 뚫고 직접 반도체 생산에 성공했다는게 지금까지의 진단입니다.

    '칩워' 저자이자 미국 터프츠 대학의 크리스 밀러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이 여전히 큰 역량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규제 강화에 대한 미 정가의 논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스마트폰만 새로 선보인게 아닙니다.
    올해 전세계 산업계 화두가 된 인공지능 반도체에서도, 엔비디아 제품과 맞먹는 성능을 달성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 현지 보도된 발언을 보자면 "중국 화웨이의 GPU 반도체가 엔비디아 A100과 맞먹는다"

    그 자체로 놀랄만한 이 말은 지난달 말 중국의 기업가포럼 하계 강연에서 테크 기업 아이플라이텍 설립자, 류칭펑 회장이 언급한 발언입니다.

    아이플라이텍은 중국 내에서 인공지능 기반 기술로 가장 큰 기업이고, 미국 오픈AI와 같은 역할의 업체로 보면 됩니다.

    류 회장의 발언은 이 기업이 화웨이가 개발 중인 차세대 GPU로 거대언어모델을 훈련한 결과, 엔비디아의 A100 아키텍처와 비슷한 시간에 처리할 만큼 성능이 좋았다는 겁니다.

    화웨이는 2년 전 어센드910으로로 알려진 GPU, 소프트웨어 통합장비(SDK) 등을 자국에 판매 중인데,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FP16 기준 부동소수점 연산에서 2.5펩타플롭스까지 구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펩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인데요.

    이번에 따라 잡았다는 엔비디아의 기존 칩셋인 A100 가속기가 19.5펩타플롭스에 이르기 때문에 화웨이가 만일 새 GPU의 앙산까지 가능하다면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 서버 생태계 구축도 가능하다는 걸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중국이 자체적으로 GPU 설계와 생산을 꾸준히 시도해왔다고는 해도, 이렇게 단기간에 엔비디아 정도 기업을 견제하는 일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중국은 챗GPT 등장 이후 자체적인 초거대언어모델,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 GPU 판매의 약 29%, 최대 구매고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미국의 반도체법으로 최첨단 칩인 엔비디아 H100, 기존 A100 시리즈 수출이 거의 막히다 시피하면서 아예 자체적인 반도체 개발로 돌아선 겁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매출이 줄어드는 건데, 더 큰 문제는 중국이 갖추지 못했던 소프트웨어 운용 기술까지 길을 터줬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역시 지난 5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과 단절된 중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직접 칩을 만든다", "중국시장에서 멀어지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엔비디아는 본래 GPU 설계에서도 뛰어나지만, 그 위에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운영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CUDA', 컴퓨터로 치면 윈도우를 배포한 것과 마찬가지의 익숙한 틀을 만들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단에서 나라를 가리지 않고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중국 정부가 나서서 밀고 있는 화웨이가 GPU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함께 공급하면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 문제는 냉전시대 미국이 러시아를 배제하고 GPS 기술을 독점하려다 실패한 사례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미국의 규제 수위를 변화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는 발언이 나오고 있죠.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 CNN 등에 출연해 방중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데,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강한 입장이더군요.

    <기자>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방중 이후 현지 방송에 출연해 굉장히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과 중국간 교역을 안정시키는 것이 전 세계의 관심사라면서도, "채찍을 많이 갖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사용할 것"이라며 강한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통제는 군사적으로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 제한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글로벌 콘텐츠부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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