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주변에서 금리 상승과 주가 부진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주변 자금은 지난 4일 기준 434조5천728억원으로 작년 말의 373조268억원과 비교해 61조5천460억원(16.5%) 늘어났다.
증시 주변 자금을 보면 ▲ 투자자예탁금 52조6천732억원 ▲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25조656억원 ▲ 종합자산관리계좌(CMA) 71조1천657억원 ▲ 신용공여 42조6천744억원 ▲ 국내 주식형펀드 64조6천950억원 ▲ 머니마켓펀드(MMF) 178조2천989억원 등이다.
작년 말과 비교해 주식 관련 투자를 하기 위한 투자자예탁금과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신용공여가 각각 6조2천248억원, 1조7천505억원, 7조2천868억원 늘어났다.
그러나 이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산관리계좌(CMA)와 수시 입출금 상품인 MMF 잔고는 작년 말보다 각각 13조6천621억원, 26조7천715억원 늘어났다.
CMA는 은행의 입출금통장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상품으로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이 유입된다. MMF도 수시 입출금 상품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법인이나 개인 자금이 잠시 머무르는 피난처로 꼽힌다.
작년 말 78조원에서 107조원으로 불어난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의 올해 증가분 29조2천억원 가운데 초단기 상품인 보관형(파킹형) ETF 8개에 몰린 자금이 7조7천억원으로 26%가량을 차지했다. 실례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CD금리 액티브 ETF 순자산은 6월 7일 상장 이후 2조원을 넘었다.
이처럼 증시 주변 자금이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유입되지 않고 저위험 저수익의 초단기 상품에 몰리는 것은 고금리 상황에서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자금은 고금리를 향유할 수 있는 피난처를 찾아다니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MMF 잔고가 10년물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시점부터 유입 강도가 강해지고 있으며 높은 금리는 상대적인 증시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MMF 잔고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9조4천546억원 증가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최근 금리 상승과 미국 기술주 과열, 중국 부동산 우려로 조정 국면을 지나고 있다"며 "전 세계 제조업 회복 속에 증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 강세장을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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