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관계의 교량 역할이 아니더라도 자국의 정치적인 목표도 얽혀 있는데요. 인도가 사전행사 중 하나를 파키스탄과 분쟁지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강행하게 되었는데, 영토 분쟁 정상화를 위한 시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디 총리 정부가 대통령을 대신해 공식 초청장에 인도의 힌디어 이름인 바라트의 대통령이라고 명시한 바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를 두고 인도가 힌두교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바라트라는 이름으로 국호를 변경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의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인도 내에서 이번 회담 개최를 통해 정치적인 목표들을 이루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두세 번 째 관전 포인트는 불참 의사를 밝힌 정상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먼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불참입니다. 8월 31일, G20 회의에 시주석이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았는데요.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회담에 빠지는 것입니다. 시주석의 불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타임즈에서는 특히 국내적으로 중국에 여러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청년들의 실업이 최고에 달하고, 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 이에 더해 부동산 위기가 이어지고, 정부와 군대 임원들이 여러 스캔들에 휩사이는 등 여러 문제가 덮쳤기 때문입니다.닛케이 아시아는 화요일 보도를 통해 중국의 공산당 원로들이 중국의 쇠퇴하는 정세에 대해 시주석의 책임이라며 비판했다는 점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블룸버그는 시주석이 지난해 역사적인 3기 집권을 시작한 이후에는 일상적인 통치에서는 물러나고 황제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국내적인 이유 이외에는 외교전략이나 외교 메시지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주석이 G20보다는 신흥 경제 그룹인 브릭스나 상하이 협력기구 같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포럼들을 선호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주최국인 인도와의 악화하는 관계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 두 나라는 히말라야 국경문제 등을 두고 계속 관계가 악화하는 중인데요. 브릭스 회의에서 이를 잘 해결하자고 합의한 이후에도 중국 천연자원부가 5일 뒤 중국 표준 지도에 이 지역들을 모조리 자국 영토로 표기하면서 인도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온 바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과 인도 관계 뿐 아니라 미중간의 관계에도 지장이 갈텐데요. 시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발리에서 만난 이후 이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올 초 정찰 풍선 문제라든지, 무역 분쟁 그리고 대만 이슈 등을 이야기하고 더 이상의 대치 상황 확대를 막을 수 있는 기회 역시 날아가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불참인데요. 푸틴은 지난 해 발리에서의 정상회담도 불참을 했기에 두 번 연속 회담에 빠지게 됩니다. 크렘린 측에서는 바쁜 스케줄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지난해 우크라인 침공 이후 사실상 모든 다자간 회담을 불참해 왔기에 국제적인 조사를 피하기 위한 결정으로 파악되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이는 인도 모디 총리에는 좋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정상들의 합의가 담긴 선언문 없이 끝나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도가 러시아의 무기에 의존하고 있고,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남아있기에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끊는 데에는 오래 걸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가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