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꿀벌 진드기가 빠르게 번지면서 양봉 업계와 원예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1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따르면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는 버로어 디스트럭터(varroa destructor)라 불리는 기생 진드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기생 진드기는 꿀벌에 들러붙어 꿀벌을 빨아먹어 죽게 만든다.
최근에는 호주 최대 견과류, 과일 생산지인 빅토리아주 인근까지 번진 상황이다.
이 기생 진드기로 인해 호주 내 꿀벌들이 멸종하면 꿀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원예 산업이나 식량 산업에도 큰 피해가 생기게 된다.
호주 농업자원경제과학국은 이 해충을 해결하지 않으면 30년간 52억 호주달러(약 4조5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생 진드기는 지난해 6월 NSW주 뉴캐슬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최근 들어서는 NSW주 각지의 양봉장에서 발견되고 있다.
호주 당국은 이 기생 진드기로 인해 지금까지 약 30만개의 벌통이 파괴됐다며 피해가 큰 250곳을 '레드존'으로 지정했다. 레드존 지역에서는 기생 진드기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벌통을 태우게 했으며 앞으로 3년 동안 양봉 활동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보다 기생 진드기 확산이 덜한 '퍼플존'은 긴급 감시 구역으로 지정했으며 허가 없이 벌통을 지역 밖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피해를 본 양봉업자들을 위해 총 1천800만 호주달러(약 154억원)의 보상 패키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아직 기생 진드기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확산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빅토리아주는 호주에서 가장 큰 아몬드 생산지이자 연 4억3천200만 호주달러(약 3천700억원)의 원예 작물을 수출하는 곳이다. 이들은 매년 수십억 마리 벌들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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