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버금가는 첨단 돔구장이 들어선다. 약 10년 뒤에는 호텔 객실 내 침대에 누워 프로야구 경기를 즐길 수도 있게 된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내용의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밝혔다.
이날 돔구장을 둘러본 오 시장은 "야구를 보는 것도 목적이지만 가족 단위 등 삼삼오오 모여 즐길 수 있게 시설이 아주 잘 돼 있어 하나의 축제 같은 느낌이다. 호텔이 돔구장과 붙어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우리도 이렇게 야구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호텔과 연계해 돔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로저스센터는 투수 류현진 선수가 속한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으로 약 4만1천석 규모의 돔 경기장이다. 토론토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과 일체형으로 조성돼 일부 객실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은 시즌 중에는 주로 야구관객이, 비시즌에는 컨벤션센터 방문객 등이 이용한다. 숙박비는 경기 일정에 따라 약 300∼2천달러(약 40만∼250만원) 수준인데, 시즌 중에는 거의 빈 객실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야구장을 조망할 수 있는 복층 객실 1층에는 5∼6명 정도가 간단히 업무를 보거나 모임을 할 수 있는 크기의 공간에 테이블, 의자 등이 갖춰져 있다. 2층에 마련된 침실에서도 유리창 앞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잠실 돔구장은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개발 사업'의 일부다.
서울시는 현재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칭·주간사 ㈜한화)와 돔구장 건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개폐식이 아닌 폐쇄형 구조에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로 계획 중이다.
돔구장은 우천·폭염 등 악천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또 올스타브레이크(올스타전이 개최되는 약 1주일간의 정규리그 휴식기), 오프 시즌에는 대규모 공연·행사도 열 수 있다.
시는 내·외야를 순환하는 360도 개방형 콘코스(관중석과 연결된 복도공간)와 스카이박스, 필드박스, 패밀리존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각종 프리미엄석을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돔구장과 호텔(야구장 뷰 120실 포함해 총 300여실)을 연계 조성해 객실, 레스토랑, 피트니스 등 호텔 내 여러 공간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호텔과 연계한 야구장은 로저스센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가 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잠실 돔구장은 현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어진다. 공사 기간 대체 구장 확보 문제는 아직 검토 중이다.
시는 내년 말까지 실시협약을 마무리하고 2025년 시즌까지 기존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뒤 2026년 착공, 2031년 말 준공한다는 목표다. 돔구장 건설비는 5천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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