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석유 수출대금 약 8조원이 국내 은행에 동결됐다가 최근 미국의 일부 제재 해제로 다시 송금 중인 가운데, 이란 정부가 이 대금에 대한 이자까지 은행에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복수의 이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로 지난 4년여간 한국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3곳에 예치됐던 약 60억 달러(약 8조원)에 대한 이자를 받기 위해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미국의 불법적 제재로 한국 내 금융기관(은행)에 동결됐던 우리의 석유수출 대금으로 이들 금융기관이 부당하게 이자 소득을 얻었다"며 "돈의 주인에게 이자를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석유자금이 한국에 처음 묶였을 때는 달러당 1천100원대였는데 지금은 원화 가치가 하락해 1천300원이 넘는다"며 "원화를 유로화로 환전해 송금되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환율 변동으로 동결자금 총액의 10%(약 8천억원)를 손해 봤다고 추산한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는 16일(현지시간) "한국 내 동결자금이 카타르를 통해 이란중앙은행으로 송금되더라도 수년간의 동결에 따른 손해를 한국 측에서 배상받도록 이란 정부는 노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원래 이 수출대금은 한국 내 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등 이란 금융기관의 원화결제계좌에 예치돼 양국의 무역 결제에 쓰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2019년 5월부터 동결됐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달 이란과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하면서 그 대가로 대금에 대한 제재가 해제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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