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민 12명 중 1명은 극우적 세계관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위기, 물가 급등으로 인한 불안감에 극우적 세계관을 보유한 시민 비중은 2년 새 3배 가까이 뚜렷하게 늘어났다.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의 중도연구(Mitte-Studie)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독일 시민 2천27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8.3%가 극우적 세계관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극우적 세계관 보유 비중은 앞선 조사결과인 2∼3%에 비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은 2년마다 이런 조사를 실시해왔다.
극우적 세계관을 보유했는지 여부는 우익 독재에 대한 지지, 국가우월주의, 국가사회주의의 경시, 외국인 적대, 반유대주의, 사회진화론 지지 여부 등에 관한 답변에 점수를 매겨 평가했다.
마르틴 슐츠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 이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사회의 중도층이 민주주의로부터 멀어지고, 행정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포퓰리즘과 반민주주의적, 민족주의적 입장이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 중 6.6%는 '강력한 지도자와 유일 정당에 기반한 우익 독재'를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익 독재를 지지하는 이들의 비중은 2년 전보다 3배 확대됐다. 특히 젊은 층에서 극우적 세계관을 보유한 비중이 늘었다.
극우주의적 세계관을 보유한 비중은 18∼34세에서 12% 이상에 달했다. 65세 이상에서는 4.4%에 불과했다.
폭력에 대한 지지도 늘어났다. '다른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주제넘게 굴면 폭력을 용인해야 한다'는 데 응답자의 17%가 동의했다. 19%는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3%는 '일부 정치인들은 그들에 대한 분노가 어떨 때는 폭력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마땅히 그럴만하다'는 데 동의했다.
슐츠 이사장은 "이런 결과는 놀라울 뿐만 아니라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즉각적인 대응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최근 독일 극우성향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극우 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약 22%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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