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방중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한 총리와 가진 양자 면담에서 통역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날 양자 면담은 오후 4시 26분부터 5시 52분까지 약 26분간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이 당국자는 시 주석이 먼저 자신의 방한 문제를 언급했다면서 "(이는) 본인이 먼저 방한할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시 주석 방한이 오랫동안 연기됐다"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한 총리와 시 주석은 시 주석의 방한 외에도 한반도 문제, 한일중 정상회의, 양국 경제, 산업, 문화 및 인적 교류, 아시안게임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시 주석은 이날 한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설명하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달라"고 요청하자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중국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면담 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와 남북 양측의 화해, 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작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내놓은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우리의 경제·정치·군사적 조치의 동시적·단계적 이행을 통해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다.
한 총리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정세와 공급망 불안정 등 다양한 도전과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규칙·규범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코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좋은 이웃으로서 앞으로도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한국이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 "적절한 시기에 개최를 환영한다"고 말했고, 이에 한 총리는 "내주 개최되는 고위급 회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거쳐서 조속히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중국 측 지지를 요청했고, 중국 측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장 차관은 전했다.
이밖에 시 주석은 "한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대회 성공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체육 강국인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양국 경제협력이 한중관계 발전의 주요 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산업 협력과 공급망의 안정적인 관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등에서 협력하는 한편, 문화·인적 교류 증진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장 차관은 전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