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 국채 장기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5.20달러(약 6천950원)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TMF'라는 티커가 붙은 이 ETF는 연초에는 8.03달러였지만, 9개월 20일 만에 35% 넘게 하락했다. TMF는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약 9억2천만달러(약 1조2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해 해외 주식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이다.
해외 주식 순매수 4위 '아이셰어즈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와 5위 '아이셰어즈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바이라이트'도 역시 각각 연초보다 18%, 10% 하락했다.
미 연준이 지난 21일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보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것임을 시사하자 미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물 수익률은 4.48%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해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4.1% 수준까지 올랐던 당시 국내 투자자들은 TMF를 2억달러 이상 추가로 순매수한 바 있어 손실 규모가 종전보다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출시된 미국 장기채 ETF를 사들인 투자자들도 울상이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 미 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ETF들도 9월 FOMC 회의 이후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금리가 빨리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금은 장기채 ETF를 사기에 좋은 때라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장기물에 비해 적은 단기물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