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일가족 5명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들이 채권·채무 관계로 얽혀 갈등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가족 사이 구체적인 돈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40대 여성 오모 씨는 수억원대 빚을 졌고 가족과 함께 살던 빌라는 도시가스 요금이 1년 넘게 밀린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서울 송파경찰서 등에 따르면 오씨는 평소 가족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총 2억7천만원 사기 혐의로 지난 6월 고소당했다. 고소인 3명 중 오씨의 가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한 차례 불응한 채 피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오씨가 수억 원대 빚을 진 것으로 파악하고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이들 가운데 숨진 40대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체적인 거래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송파동 빌라에서는 남편과 시누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나왔다. 여기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빌라는 오씨 친가 소유로,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최근 살던 집 보증금을 빼 오씨에게 건네고 부부가 살던 이 빌라로 주거를 옮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오씨는 전날 오전 7시30분께 친가가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씨의 동선을 추적하다가 송파동 빌라에서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경기 김포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가 지난 22일 오후에서 밤 사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딸을 제외한 일가족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함께 하기로 의사를 교환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통신기록 조회 결과 오씨는 전날 오전까지 남편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오씨가 남편의 사망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딸은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씨는 지난 22일 딸과 함께 투숙했다가 전날 오전 혼자 호텔을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오씨가 잠실동 아파트로 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딸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오씨를 제외한 4명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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