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남반구의 일부 국가들이 봄인데도 한여름 같은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올여름 북반구가 기록적인 무더위에 시달린 데 이어 남반구에서도 이례적으로 더운 이상 기후가 이어진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브라질과 파라과이, 페루 등지의 일부 지역에서 수은주가 섭씨 40도를 넘어갈 만큼 남반구가 더운 봄날을 겪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달 1961년 이래로 가장 더운 겨울을 보낸데 이어 봄철에도 더위가 꺾이지 않고 있다.
'비 내리는 땅'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브라질 상파울루조차 지난 24일 1943년 이래로 6번째로 무더운 36.5도를 기록했다. 이웃 국가 파라과이에서는 시골 마을인 필라델피아에서 기온이 44.4도까지 치솟았고, 페루에서는 아마존 마을 푸에르토 에르페란자가 40.3도를 찍었다. 아르헨티나 북부 지역도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 25일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상호망의 최고 기온이 43도까지 치솟자 한 지역 신문은 "사하라 사막보다 2도밖에 낮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주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라자 지역에서 기온이 41도까지 올랐고, 한 TV 뉴스는 이를 "미국 캘리포니아의 데스밸리보다도 덥다"고 표현했다.
이라자에 사는 삼바 음악가 주니뉴 티바우는 "정말 끔찍했다"며 "악마라도 부채를 쓸 만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베토 가고(76)는 1950년대 동네 인근에 더위를 식혀줄 숲이 남아 있던 때를 회상하며 "이 동네가 늘 덥긴 했지만, 한때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고 했다.
기후학자인 카리나 브루노 리마는 이렇게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극도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각각의 기상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와 대기·해양 온난화의 맥락 속에 있으며 더 잦아지고 강해진 극단 기상 현상을 체계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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