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지지율 10% 내외의 군소후보지만 민주당으로 가야 할 표가 분산된다면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트럼프의 재선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질 수 있어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내달 9일 필라델피아에서 있을 중대한 발표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를 부패한 세력으로 지칭하면서 "난 미국 정치의 엄청난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워싱턴 기득권의 이해에 맞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겠느냐"고 물으면서 "그건 (기존 규칙을 따르며) 경기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자답했다.
1963년 총격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인 그는 올해 4월 민주당에 대선후보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선거캠프와 민주당이 "본질적으로 한몸이 됐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 13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기고문에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의 토론회 주최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경선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정치 웹사이트 '미디에이트'(Mediaite)에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란 기사가 올라왔고, 케네디 주니어 선거운동본부는 관련 질의에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링크를 보내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주당 내에선 케네디 주니어의 무소속 출마가 내년 11월 미국 차기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표심을 분산시켜 민주당이 패배하도록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네디 주니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접종 반대에 앞장섰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치관이 민주당 주류와 달라 당내 존재감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현지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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